고 천경자 화백의 작품인지 아닌지를 두고 수십 년간 논란을 일으켰던 ‘미인도’가 6월 초 대중에 최초로 공개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현재 소장 중인 미인도를 다음 달 초 일반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미술관 관계자는 “전시 방법이나 기간 등은 검토 중”이라며 “6월 초로 예정된 일정에 맞춰 초대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인도는 ‘천경자’라는 작가 이름 없이 전시될 예정이다.
미술관의 이번 미인도 공개 결정은 천 화백의 차녀 김정희씨가 지난 달 제기한 소송에 대한 대응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배금자 변호사를 비롯한 거물급 변호사들로 구성된 법률 대리인단은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6명을 사자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ㆍ고발하며 발표한 공개 서안에서 “1990. 4. 8 당시의 미인도 원본과 현재까지 현대미술관에서 보관중인 미인도 원본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으므로 미인도 원본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천경자 작품으로 공개하라는 것이 아니라, 미인도 원본 그 자체를 공개”하라고 덧붙였다.
미인도 공개와 관련한 내용은 마리 관장 명의의 서신을 통해 유족 측에도 알려졌다. 마리 관장은 “대중에게 공개해 일반 사람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자”는 내용의 메일을 유족 측에 전달했으나, 유족 측에서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배금자 변호사는 “우리가 공개하라고 한 것은 대중에 공개하라는 것이 아니라 수사 기관에 공개하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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