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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한 머니익스트림] 불경기 투자 '아내 말'을 믿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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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한 머니익스트림] 불경기 투자 '아내 말'을 믿어라

입력
2016.05.2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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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모여 흔히 하는 얘기 중에 "남자가 인생에서 성공하려면 세 여자의 말을 잘 들어야한다"는 조크가 있다.

세 여자란 아내, 캐디와 내비게이션을 말한다. 남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존재의 파트너들이다. 왜 이런 말이 생겼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 아마 남자들이 자신에 대한 과신과 경솔함을 자성하는 반어적 표현이 아닌가 싶다.

일반적으로 남자들은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과신하는 자기위주의 편향심리인 '통제의 환상'이 강하다. 사람들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거나 외부환경을 자신의 의지대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심리적 상태다.

'마음의 시계'의 저자인 엘렌 랭어는 주사위를 던져 나온 숫자를 맞히는 실험을 했다. 참가자들은 주사위가 던져지기 전에는 돈을 많이 걸지만, 주사위가 던져진 상태에서 그 결과를 모를 때는 돈을 적게 걸었다. 이미 던져진 주사위의 결과는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던지기 전의 주사위는 바꿀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로또복권을 구입할 때도 통제의 환상심리가 나타난다. 자신이 선택한 번호가 자동 선택된 번호보다 당첨 확률이 높다고 믿는 경향이다. 사실 주사위 던지기나 로또복권 당첨을 자신의 능력으로 조정할 수는 없다.

남녀가 사냥꾼과 채집자로 역할을 나누면서 뇌도 다르게 진화했다. 마치 쇼핑할 때 여자가 물건을 선택하고 남자가 카트를 몰도록 말이다. 과학적인 증명은 없지만 남자가 여자보다 통제의 환상이 반영되어 모험을 즐긴다는 것이 통설이다. 남자들은 주변상황을 자신이 통제 가능한 것으로 해석하며 심리적 안정을 찾으려는 본능이 여자보다 강하게 작용한다는 견해다.

투자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다. 남자들은 자신의 능력으로 성공적 투자를 쉽게 낙관하여 공격적인 투자로 손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여성은 좌뇌·우뇌를 동시에 써 직관적 판단과 선택에서 남성을 압도한다. 여러 연구들이 여자들은 모험을 삼가고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때문에 위기에 남자들보다 더 많은 성공을 거둔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남자들의 적극적인 투자심리가 호황기에는 여자들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에 적합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상황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지배당하는 것이다. 따라서 요즘처럼 오랜 경제 불황과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사필귀처'(모든 일은 아내의 뜻에 따른다)하는 재테크가 좋을 듯싶다. 한번 아내의 촉각을 믿어보자. 덤으로 부부금슬도 좋아질 테니까. 칼럼니스트 이치한

한국스포츠경제 master@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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