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을 이겨낸 프로야구 NC 사이드암 투수 원종현(29)을 1군 마운드에서 볼 날이 머지 않았다.
원종현은 지난 24일 창원 SK전부터 1군 훈련에 합류했다. 그 동안 2군에서 10차례 등판해 1승 4홀드 평균자책점 2.57로 훌륭한 성적표를 남겼다. 아직 1군 엔트리 등록은 아니지만 김경문(58) NC 감독은 충분히 구위가 올라왔다는 판단하에 원종현을 호출했다.
김 감독은 원종현의 복귀 시점에 대해 “주중 홈 3연전을 마치면 주말(27~29일)에 광주 원정 3연전을 간다”며 “이때 2군 팀도 함평에서 KIA와 원정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함께 넘어가 2군에서 공을 던지고 연투도 시켜볼 계획이다. 그러고 나면 1군에는 이달 말쯤 들어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계획대로라면 다음 주중 홈에서 열리는 두산과 3연전에 원종현이 1군에 등록된다. 당초 계획보다 훨씬 앞당겨진 엔트리 등록이다. 원종현은 2015년 시즌을 준비하는 스프링캠프 도중 몸 상태에 이상을 느껴 낙마했고, 병원 검진 결과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때문에 암 투병과 재활을 하느라 1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빠른 회복세를 보여 지난해 10월18일 두산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 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라 희망의 공을 뿌렸다. 지난해 말에는 건강도 부쩍 좋아져 올해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해 미국 애리조나 1차 캠프까지 동료들과 같은 훈련을 소화했다. LA 2차 캠프 때는 무리하다가 탈이 날 수 있다는 우려로 2군 대만 캠프에서 몸을 천천히 다시 만들었다.
당시 김경문 감독은 “시즌 끝까지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려면 힘들 때 도움이 되는 선수들이 있다”면서 “원종현은 몸을 완전히 회복하고 자기 공만 던지면 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무리하게 복귀를 앞당기는 것보다는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전반기 동안 기다려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느긋하게 기다리겠다는 입장은 김 감독이 지난 18일 고척 넥센전을 앞두고 찾은 2군 고양 훈련장에서 원종현을 만나고 난 뒤 바뀌었다. 김 감독은 “얼굴을 직접 보고 왔는데 좋더라”면서 “공 스피드도 다 올라왔고, 몸도 다 만들어졌다”고 흡족해했다. 2013년 최고 시속 155㎞의 강속구를 뿌렸던 정도는 아니지만 NC 구단 관계자는 “현재 145㎞까지 나온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원종현이 돌아오면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창원=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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