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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고도 안타까운 존재인 동물원 속 동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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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고도 안타까운 존재인 동물원 속 동물들

입력
2016.05.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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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은 도시의 사람들이 처음 다양한 동물을 대면하는 곳이기도 하다. 위키백과
동물원은 도시의 사람들이 처음 다양한 동물을 대면하는 곳이기도 하다. 위키백과

도시의 사람들이 동물을 접할 기회는 예전보다 줄었다. 야생이 사라져가는 지금, 동물원은 다양한 동물을 처음으로 대면하는 곳이 되기 쉽다.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배우지 못한 채 동물원에 오는 경우도 많다.

철장을 사이에 두고 적절한 환경이 갖추어 지지 않은 곳에서 동물을 만나는 것은 매우 인위적이며 철학적이기까지 하다. 인간 중심의 시선이 반영된 동물을 인간이 보는 행위는 그 동물 자체로서의 모습이 아니기에 굴절된 시선으로 대상을 보게 될 수 밖에 없다.

동물원은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부족한 관심으로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동물원은 시의 예산을 축내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여겨지기도 한다. 앞으로 동물원의 개념이 생태공원이나 보전센터로 변화할지 모르지만, 동물원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자연의 흔적을 더듬는 소중한 공간이다.

이제야 동물원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며 법의 사각지대에 있던 동물원 동물들을 위해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했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다. 동물원의 동물들은 야생을 떠나 우리 곁으로 온 고맙고도 안타까운 존재들이다. 자신과 같고도 다른 동물이라는 존재 자체를 존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또한 동물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을지 함께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애니꿀팁 기고를 마치며’

5년이라는 기간 동안 동물원에서 동물 큐레이터로 일하며 동물들과 사람들에게 참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제 더 큰 세상으로 동물들을 만나기 위한 세계여행을 시작합니다. 앞으로 전하게 될 해외의 동물 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

양효진 前 서울동물원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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