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이 10개월째 줄어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 이후 가장 긴 부진이다.
2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4월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액은 96억356만달러(약 11조5,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4% 감소했다. 월별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7월 -6.5%를 시작으로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우리나라는 2008년 10월부터 2009년 8월까지 역대 최장인 11개월 연속 대중국 수출 감소를 기록한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터졌던 1998년 3~12월에는 10개월 연속으로 대중국 수출이 줄었다.
1월 -21.5%를 기록한 중국 수출은 2월 -12.9%에 이어 3월 -12.2%로 감소폭을 다소 줄이다가 4월 들어 다시 악화됐다. 5개월 연속으로 두자릿수 감소폭을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 수출 감소세가 더욱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1분기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액은 285억4,404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 줄었다. 이는 2009년 2분기 -20.3% 이후 분기당 실적으로 7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올해 4월까지 대중국 수출도 381억4,861만달러로 전년대비 감소폭이 -16.4%나 된다. 지난해 수출 감소폭인 -5.6%는 물론 역대 최악이었던 1998년의 -12.0% 기록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이 이처럼 깊어짐에 따라 전체 수출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품목별(이하 MTI 3단위 기준)로는 반도체, 평판 디스플레이 및 센서, 석유제품, 자동차부품, 합성수지 등 주력 품목의 수출 부진이 두드러졌다.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는 올해 4월까지 수출액이 72억9,023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8% 감소했다. 평판 디스플레이 및 센서(57억2,262만달러)와 합성수지(18억8,895만달러)의 감소폭도 각각 -22.4%와 -15.7%를 기록했다.
한편 올해 4월까지 대미국 수출도 226억1,481만달러로 전년보다 4.1% 줄었다. 올해 대일본 수출액도 73억1,667만달러로 전년보다 16.5% 감소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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