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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北 접촉 인사는 클린턴 측근… 美 차기 정부와 협상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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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北 접촉 인사는 클린턴 측근… 美 차기 정부와 협상 겨냥

입력
2016.05.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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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이달 말 스웨덴서 회동

당 대회로 외교라인 투톱 정비

제재 탈피 평화공세 나선 듯

우리 측 향한 군사회담 제의는

美ㆍ中 향한 메시지 성격 강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제7차 당대회 폐막 이후 다섯 번째 공개 행보로 평안남도에 있는 제염소를 찾아 현지 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24일 보도했다. 북한이 당 대회 이후 내부적으로 경제에 주력하는 한편, 대외적으로 평화 공세 펴고 있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제7차 당대회 폐막 이후 다섯 번째 공개 행보로 평안남도에 있는 제염소를 찾아 현지 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24일 보도했다. 북한이 당 대회 이후 내부적으로 경제에 주력하는 한편, 대외적으로 평화 공세 펴고 있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북한이 대북제재 국면을 탈피하기 위해 다각전인 외교전에 돌입하고 있다. 우리 정부를 향해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군사회담을 갖자고 연일 제의하는 북한이 1.5트랙(반관반민)을 통해 미국과도 대화 채널을 가동한 것이다. 특히 북한이 접촉하는 미국 측 인사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측근 조언자로 알려져, 미국 차기 정부를 염두에 두고 다목적의 외교 포석을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대미 외교통인 한성렬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이 이달 말 스웨덴에서 미 국무부 전직 고위 관리와 회동하는 것은 북미 대화를 위한 탐색전의 의미가 강하다. 물론 북한이 지난 6~9일 열린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항구적인 핵ㆍ경제 병진노선”을 천명한 상황에서 북핵불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 정부와의 대화가 급진전 되기는 어렵다.

하지만 한 국장이 회동하는 미국 측 인사가 힐러리 클린턴과 오랜 인연을 갖고 있는 중량감 있는 원로급 외교 인사로 알려져, 북한의 최근 행보가 당장 버락 오바마 정부와의 대화 보다는 미국 차기 정부와의 협상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오바마 정부는 이란 핵 문제 타결 등 여러 외교 치적을 쌓은 마당에 굳이 임기 말에 대북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가 강하지 않아 연내 북미 대화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최근 미국측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성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필리핀 대사로 지명된 것도 현 오바마 정부의 대북관계 시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 미국 차기 정부와의 협상을 염두에 두고 분위기 조성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7차 당 대회 이후 우리 정부에 연일 남북 군사 회담을 제의하는 것도 우리 정부와의 실질적 대화 보다는 중국과 미국을 향한 메시지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특히 7차 당 대회를 통해 외교 라인을 리수용ㆍ리용호 투톱 체제로 정비하면서 이들의 당내 서열도 급상승시켜 힘을 실었다. 대북 제재 국면을 탈피하기 위해 장단기적인 측면에서 전방위 외교전을 벌이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7차 당 대회를 계기로 내부 체제를 정비하면서 전방위 평화 공세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대외 관계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자신들이 긴장 완화 의지가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선전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힐러리 측 인사가 이번 북한과의 회동에 응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다가오는 미국 대선에서도 북핵 문제는 중요한 의제다. 최근 힐러리 캠프 측은 “북한 핵 문제를 미국 외교의 최우선 과제로 다뤄야 한다”며 핵심 정책 의제로 제시했다. 힐러리 측으로서도 북한의 의중과 협상 가능성을 타진해야 할 필요성이 큰 것이다.

물론 북한이 미국 차기 정부에서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 받겠다는 계산을 한다면,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국면이 전환되기는 어렵다. 다만,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당 대회에서 제시한 노선은 체제 결속용 내부용이며 대외 접촉에선 다른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핵 정세가 미국의 차기 정부 움직임과 맞물려 복잡한 외교적 수 싸움에 돌입하는 양상이다. 송용창기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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