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채널’ 한성렬, 美 국무 前 차관 접촉
대북 제재 국면 탈피 위한 탬색전
북미가 올해 북핵 정국 5개월 만에 제3국에서 접촉한다고 복수의 외교 소식통들이 24일 전했다. 북한에선 북한 외무성 고위 관리가, 미국에서는 국무부 전직 고위 관료가 나와 회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4차 핵실험 이후 반관반민의 1.5 트랙 차원에서 이뤄지는 첫 북미 접촉이다. 제7차 당대회 이후 대화 공세를 펴고 있는 북한이 대북제재 국면을 탈피하기 위해 대미 외교전에 본격 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 대미외교통인 한성렬 외무성 미국 국장이 이달 말 스웨덴에서 전직 미국 국무부 차관을 만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이번 북미 접촉은 최근 북한이 남측에게 군사회담을 계속 제의하는 것과 맞물려 있다”고 했다.
한성렬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은 2002~2006년, 2009~2013년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를 두 차례 맡으며, 이른바 ‘뉴욕 채널’로 불리는 북미 간 대화 창구 역할을 맡았던 대미외교통이다.
한 국장이 회동하는 인사는 주유엔 미국대사와 미국 국무부 차관 등을 역임하며 북미 대화에 경험이 많은 원로급 외교 인사로서, 북한 측의 입장을 청취해 미국 국무부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무부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없는 한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이어서 북한이 전직 관료를 통해 대화 채널을 가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 인사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외교 문제를 조언해온 측근 인물로 알려져, 북한이 미국의 차기 구도를 내다보고 탐색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도 북한의 의중을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일단은 북미가 탐색전 차원에서 낮은 단계의 접촉을 시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비핵화 의지 없이 핵 보유국 지위를 주장하면서 핵군축 협상 카드만 꺼낸다면 북미 대화가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기는 어렵다. 미국과 북한은 지난해 말에도 뉴욕채널을 통해 접촉했으나 북한이 핵 보유국 주장을 고집하면서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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