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24일 또다시 여의도를 찾았다. 박 시장은 이달 19일과 이날 연이은 국회 방문을 통해 ‘자치단체장’만의 차별화된 대권 구상을 강조하며 대선후보 등판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박 시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에서 개최한 ‘지방자치단체장 성공사례 일자리 정책콘서트’에 기조발제자로 나서 “요즘 대동사회에 꽂혀있다”며 “격차사회와 불평등사회를 해결하는 모두를 위한 경제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의 ‘대동경제론’의 기본적인 틀은 소득주도 성장과 다르지 않지만 각 지방정부에 재원을 배분해 지역특성에 맞는 정책으로 일자리와 성장을 추구하는 지자체장 맞춤형 경제정책이다. 이를 두고 야권의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의 ‘더불어성장론’과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공정성장론’의 대항마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박 시장은 이어 “브라질 노동당도 보면 힘이 있지 않은데 룰라 대통령이 재집권한 것은 (첫 임기 때) 지방정부를 맡아 잘했기 때문에 국민이 신뢰한 것”이라며 “우리 당이 집권하는 지방정부가 무엇을 했는지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방정부 역할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참석자인 최성 고양시장도 “이번 총선결과에 수도권 (야권)지자체장들의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시정운영에 대한 평가내용이 민의에 반영됐다는 점이 덜 부각됐다”며 박 시장에게 힘을 실었다.
총선 이후 연일 박근혜 정부를 향한 비판의 날을 세우는 박 시장의 발언 수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이 기본적으로 잘못됐다”며 “경제와 일자리 정책의 속도와 방향, 비전, 방법 모든 게 과거로 되돌아간 것은 21세기에 걸맞지 않은 중앙집중적 성장과 고용 정책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중앙정치와 관련된 언급을 꺼리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박 시장은 최근 광주를 방문해서도 “역사의 대열에 앞장서 부끄럽지 않도록 행동하겠다”며 대선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박 시장의 최근 대외행보는 자치단체장이라는 자신의 위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른 대권 잠룡들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이를 통해 대권에 다가가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앞으로 박 시장이 정치적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계획”이라며 “대선이 국민적인 관심사인 만큼 정치시계가 대선에 맞춰지는 것은 불가피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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