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ㆍ일출봉 등 탐방객 급증
삼류 저가 관광지 전락 우려
현실화 통해 분산 효과 기대
탐방객 급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등 제주 세계자연유산의 보전을 위해 입장료 현실화 방안이 논의된다. 현재 무료 또는 저가로 운영되는 세계자연유산의 입장료가 인상되면 탐방객 분산효과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4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세계자연유산 지구 입장객 현황을 보면 성산일출봉 301만302명, 한라산 125만5,731명, 만장굴 75만4,641명, 세계자연유산센터 9만5,504명 등 511만여명에 이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 탐방객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한라산국립공원인 경우 2000년 54만5,000명에서 지난 2007년 입장료가 폐지된 이후 2010년 114만1,000명, 2011년 108만9,000명, 2012년 113만4,000명, 2013년 120만7,000명, 2014년 116만6,000명 등 매년 100만명이 넘고 있다.
성산일출봉 탐방객 수도 2007년 119만3,000명에서 2012년 292만8,000명, 2013년 318만2,000명, 2014년 340만4,000명 등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세계자연유산지구에 탐방객들이 몰리는 것은 뛰어난 자연경관은 물론 입장료가 성산일출봉과 만장굴은 2,000원(성인), 한라산은 입장료가 무료(주차료 1,800원)로 타 관광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거나 아예 받지 않고 있어 저가 관광상품의 주요 일정에 포함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탐방객들이 세계자연유산에 몰리면서 환경훼손, 주차문제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고, 전문가들은 탐방객 분산 조절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제주도의회 제주문화관광포럼이 지난 23일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도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세계자연유산 입장료 징수 관련해 “제주 세계자연유산이 삼류 저가 관광지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입장료 현실화, 보전 중심의 이용 등을 주문했다.
제주도 역시 도내 공영관광지의 입장료 현실화를 위해 ‘제주도 공영관광지 적정요금 산정 연구 용역’을 현재 진행 중이어서, 용역결과에 따라 성산일출봉과 만장굴에 대한 입장료 인상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한라산인 경우 2007년부터 정부의 국립공원 무료시책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한라산이 세계자연유산인 점을 활용, 문화재관람료 등으로 입장료를 징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주도 세계유산ㆍ한라산연구원 관계자는 “마무리 단계인 공영관광지 적정요금 산정 연구용역 결과가 발표되면 입장료 현실화 문제가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며 “입장료가 인상되면 세계자연유산지구 탐방객 분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효과가 미흡할 때는 탐방예약제 등과 같은 다른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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