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시기 대한민국 임시수도의 심장부였던 부산 서구에서 당시의 건축과 문화를 탐방하고 피란민들의 생활상을 전시ㆍ공연ㆍ체험 등을 통해 재조명하는 특별한 행사가 마련된다.
부산 서구는 문화재청 공모사업인 ‘피란수도 부산 야행(夜行)’을 다음달 3~4일 이틀간 부산서구문화원, 동아대 석당박물관과 함께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서구는 임시수도 정부청사(현 동아대 석당박물관)와 대통령관저(현 임시수도기념관)는 물론 피란민 이주지역인 아미동 비석문화마을 등 부산만의 특별한 역사적 경험인 ‘피란수도’ 관련 건축ㆍ문화 자산이 산재해 있다.
이번 행사는 이를 활용한 야간 프로그램으로 야경(夜景, 야간개방 시설 관람 및 야간 경관 조망), 야로(夜路, 피란수도 역사 투어), 야사(夜史, 피란수도의 과거ㆍ현재ㆍ미래 이야기), 야화(夜畵, 그림 속 피란시절), 야설(夜設, 밤에 감상하는 공연), 야식(夜食, 피란시절 음식체험) 등 6가지 테마로 진행된다.
‘야경’과 ‘야로’ 행사는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할 만한 프로그램으로 다음달 3~4일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임시수도 정부청사와 대통령관저, 비석문화마을 등 당시의 흔적이 생생한 건축과 문화 자산을 둘러보는 시간으로 마련된다.
특히 ‘야로’ 행사는 3개 코스로 진행되는데, 고정배치 된 문화해설사가 흥미로운 당시 이야기를 들려준다.
‘야사’ 행사에서는 실제 운행됐던 부산의 마지막 전차인 부산전차 탑승, 삐라줍기 등 체험행사가 흥미를 더하며, 피란시절 거리 재현 퍼포먼스, 육군 헌병 재현 및 교대식 퍼포먼스 등도 볼거리다.
‘야화’ 행사에서는 한국전쟁 종군기자로 활동했던 서구 출신의 임응식과 우리나라 1세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최민식이 전쟁과 가난, 그리고 재건의 사회 분위기를 사진을 통해 가감 없이 전달하고, 문화재 특별전시회 ‘문화재와 보존과학’도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다.
또 ‘야설’ 행사에서는 피란시절 노래 경연대회와 비보이 댄스 경연대회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또 JB앙상블, 후 브라스, 브이나인의 공연과 5개 팀의 버스킹 공연이 이어지고, 천마산에코하우스의 옥상달빛극장에서는 단편영화도 상영된다.
이밖에 피란시절 음식체험 행사인 ‘야식’ 행사도 마련돼 보리개떡, 주먹밥 등 피란시절음식을 통해 피란시절을 간접적으로나마 맛볼 수 있다.
박극제 서구청장은 “피란수도는 부산만이 가진 특별한 역사적 경험”이라며 “국민뿐만 아니라 연간 400여만명에 이르는 외국인 관광객도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야간 프로그램을 만들어 대표 관광 브랜드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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