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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한 오바마 '쌀국수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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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한 오바마 '쌀국수 외교'

입력
2016.05.2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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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금수 해제로 베트남 포용

서민 식당 찾아 7000원짜리 저녁상

中 겨냥 “작은 나라 괴롭혀선 안 돼”

버락 오바마(왼쪽) 미국 대통령이 23일 베트남 하노이의 서민식당 ‘분짜 흐엉 리엔’에서 미국의 유명 요리사 앤서니 부르댕과 함께 베트남 대표 음식인 쌀국수 ‘분짜’를 먹고 있다. 앤서니 부르댕 인스타그램 캡처
버락 오바마(왼쪽) 미국 대통령이 23일 베트남 하노이의 서민식당 ‘분짜 흐엉 리엔’에서 미국의 유명 요리사 앤서니 부르댕과 함께 베트남 대표 음식인 쌀국수 ‘분짜’를 먹고 있다. 앤서니 부르댕 인스타그램 캡처

베트남을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무기금수 해제로 베트남을 포용한 데 이어 현지 민심잡기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방문 첫날인 23일 쩐 다이 꽝 베트남 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수도 하노이의 유명한 서민식당인 '분짜 흐엉 리엔'을 찾았다. CNN의 음식 프로그램 '파츠 언노운'(Parts Unknown)을 진행하는 셰프 앤서니 부르댕과 함께 식당에 들어선 오바마 대통령은 수행원과 취재진을 물리치고 현지인들과 어울려 맥주까지 곁들여 조촐한 저녁을 즐겼다. 분짜는 쌀국수에 구운 돼지고기 등을 곁들여 먹는 베트남 북부 지역의 대표 음식으로 이날 밥값은 둘이 합쳐 6달러(약 7,000원)로 부르댕이 계산했다. 미국 대통령의 ‘쌀국수 외교’는 2000년 베트남을 방문한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중국을 향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그는 24일 하노이 국립 컨벤션센터의 대중연설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분쟁을 겨냥해 "큰 나라들이 작은 나라들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며 평화로운 해결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호찌민으로 이동해 민주주의와 인권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일정을 소화했다. 호찌민 방문은 북 베트남 주도의 통일 이후에도 ‘경제적 중심지’라는 자존심을 유지하며, 북부 지역 집권층에 경쟁 심리를 품고 있는 호찌민 민심을 겨냥한 포석이다.

한편 영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아시아 순방에도 동행하지 않고 워싱턴에 남아 별도 일정을 소화했다. 이에 따라 워싱턴 주변에서는 오바마 대통령 부부의 불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시민들이 경쟁적으로 주석궁으로 향하는 오바마 대통령 차량을 촬영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방문 이튿날인 24일에 외교ㆍ안보 일정을 배제한 채 시민단체 관계자와 일반 시민과 만나는 등 현지 민심잡기 행보를 보였다. 연합뉴스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시민들이 경쟁적으로 주석궁으로 향하는 오바마 대통령 차량을 촬영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방문 이튿날인 24일에 외교ㆍ안보 일정을 배제한 채 시민단체 관계자와 일반 시민과 만나는 등 현지 민심잡기 행보를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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