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이세돌 9단
흑 박진솔 6단
<장면 3> 이세돌이 알파고와 대결 이후 ‘지는 법을 잊었다’. 지난 3월 30일 맥심커피배 8강전에서 김지석을 이긴 것을 시작으로 22일 2016 KB바둑리그 개막전에서 신안 천일염 주장으로 출전해 백홍석을 물리친 것까지 50여 일 동안 국내외 기전에서 파죽의 9연승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맥심커피배서 우승, 올해 첫 타이틀을 품에 안았고 바둑올림픽 응씨배서는 4강에 진출해 생애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알파고와 대결 이후 이세돌의 바둑이 확실히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바둑판을 전보다 훨씬 넓게 보고, 수읽기가 더욱 정교해져 오류가 거의 없다.”(이희성 9단) 알파고의 자유분방하고 창의적인 발상과 행마를 직접 경험한 후 이세돌의 바둑관에 큰 깨우침이 있었던 것 같다.
상변에서 흑이 <참고1도> 1로 두면 즉각 2로 껴붙임 당해서 다음 수가 마땅치 않다. 그래서 박진솔이 그쪽을 보류하고 1, 3으로 먼저 우변 쪽을 건드렸지만 그럴 바에야 애당초 ▲와 △의 교환은 하지 않는 게 나았다. (12 … 9) 19, 21 때 <참고2도> 1로 우변을 지키면 무난하지만 이세돌은 흑이 먼저 4를 차지하는 게 싫었던 모양이다. 22부터 29까지 선수 처리한 후 자기가 먼저 30을 차지했다. 이렇게 되고 보니 백이 우변과 중앙을 모두 다 둔 반면 흑은 그저 공배를 연결했을 뿐이어서 일찌감치 흑이 비세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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