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좋아하는 특성에 맞춰
시내 4개 권역에 연내 거점 조성
CJ대한통운, 컨설팅 등 지원키로
미술ㆍ음악 분야 일자리도 발굴
서울시가 장애인 일자리의 다변화를 본격 시작한다.
시는 CJ대한통운 등과 협약을 맺고 올해 시내 4개 권역에 ‘발달장애인 택배사업’ 거점을 만든다고 23일 밝혔다. 그동안 단순 가공 같은 2차 산업에 장애인 직업 재활의 80%가 집중됐지만,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발달장애인의 행동특성에 맞게 택배배달로 직업재활사업 영역을 확장시킨 것이다.
이번 사업은 노원 구립 장애인 일자리지원센터의 우수 일자리 모델을 참고했다. 이곳에서는 발달장애인 23명이 혼자 혹은 2인 1조로 인근 아파트 5,000세대에 택배 배달ㆍ수거 업무를 하면서 연 6,000만 원의 매출을 내고 있다.
시는 신축 아파트 등 택배 수요가 발생하는 지역 인근 시설의 신청을 받아 거점 지원, 택배사업 운영 지원 등 각종 행정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9개 직업재활시설에서 택배사업을 신청했고, CJ대한통운은 택배물량 및 영업정보 제공, 물류 컨설팅 등을 지원하게 된다.
서울 시내에는 121개 장애인 직업재활시설(근로사업장 12개소, 보호작업장 109개소)이 있다. 이들 시설을 거점으로 활용하면 별도 작업장을 마련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이날 오후 2시 노원 구립 장애인 일자리센터에서 박원순 시장, 손관수 CJ대한통운 대표, 최병석 서울시 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발달장애인 택배사업 확대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박 시장은 뇌병변 장애인 직업훈련과 고용지원을 위한 전문시설로서 시비 지원을 받고 있는 영등포구 ‘라피드보호작업장’을 방문했다. 이곳은 인지능력은 있지만 활동이 불편해 직업을 갖기 어려운 뇌병변 장애인이 차량용 블랙박스, 신용카드 단말기 조립이나 바리스타 같이 새로운 영역의 일자리 모델을 개발하는 곳이다.
시는 또 일자리를 문화ㆍ예술 분야로 확장하기 위해 올해 ‘중증장애인 직업 재활 문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9~16일 공모를 통해 마술, 오케스트라, 디자인 등의 분야에서 직업재활시설 4개소를 최종 선정했다. 이들 시설에는 공연, 전시 등을 위한 사업비를 지원하고 연말 사회공헌 콘서트를 개최할 방침이다.
성은희 서울시 복지기획관은 “장애인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일하면서 능력을 발휘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일자리를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