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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년만에 첫 대면 한일 반가사유상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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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년만에 첫 대면 한일 반가사유상의 미소

입력
2016.05.2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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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년 세월을 견뎌낸 한일의 국보 반가사유상이 23일 처음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마주보며 그윽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국보인 금동반가사유상(왼쪽)과 일본 국보 나라(奈良)현 주구지(中宮寺) 목조반가사유상이다. 지난해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이번 특별전은 24일부터 시작해 6월 12일까지 이어진다. 뉴스1
1,400년 세월을 견뎌낸 한일의 국보 반가사유상이 23일 처음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마주보며 그윽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국보인 금동반가사유상(왼쪽)과 일본 국보 나라(奈良)현 주구지(中宮寺) 목조반가사유상이다. 지난해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이번 특별전은 24일부터 시작해 6월 12일까지 이어진다. 뉴스1

칠흑같이 어두운 전시실 안에 10m의 거리를 두고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과 일본의 국보인 나라 주구지(中宮寺) 소장 목조반가사유상이 처음으로 대면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24일부터 기획전시실에서 여는 특별전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을 앞두고 23일 두 불상을 공개했다.

반가사유상은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다리의 무릎 위에 올리고 손가락을 뺨에 댄 채 생각에 잠겨 있는 보살상이다. 인도에서 제작되기 시작해 중앙아시아,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와 일본에 전해졌다. 우리나라와 일본에는 반가사유상이 많지만, 높이가 1m 내외인 대형 반가사유상은 한국의 국보 78호 상과 국보 83호 상, 일본의 주구지 상과 교토 고류지(廣隆寺) 상 등 양국에 각각 2점씩밖에 없다.

국보 78호 상은 6세기에 제작된 금동 불상, 주구지 상은 7세기 아스카 시대 옻나무로 만든 목조 불상이다. 두 불상은 당시 유행하던 미륵신앙을 바탕으로 조성됐다. 특히 주구지 상은 이번 전시를 위해 처음으로 해외로 반출된 것이다.

권강미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주구지 상에 대해 “전반적으로 검은색을 띠고 있는데 과거에는 색을 칠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머리에 상투를 틀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구지 상은 11개 조각을 만든 뒤 나중에 결합한 불상이라는 점과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점도 특징”이라며 “두 불상은 재질과 제작 시기는 다르지만 장인이 독창적 기법과 최고의 기술을 사용해 만들었다는 점은 같다”고 덧붙였다.

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장은 “1,400여년 만에 한일 양국의 반가사유상이 한자리에서 만난다”며 전시 의의를 밝힌 뒤 “겉으로는 달라 보이지만 속으로는 같은 두 반가사유상은 양국의 오랜 문화 교류를 웅변한다”고 평가했다. 제니야 마사미(錢谷眞美)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장은 “두 불상은 양국에서 유례가 없는 걸작으로 고대 문화 교류의 결실”이라며 “이번 특별전은 역사적이고 획기적인 전시”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이 관장의 오랜 꿈이었다. 2004년 한 심포지엄에서 양국 반가사유상의 만남을 실현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2007년 국립경주박물관장 시절 일본 와세다대의 오하시 가쓰아키(大橋一章) 교수 등에게 이 소망을 전달하면서 전시의 성사 여부가 실제로 타진되기 시작했다. 원래 우리 국보 83호상과 고류지 상이 전시 대상으로 꼽혔으나, 고류지의 출품 불가방침에 따라 국보78호 상과 주구지의 상으로 바뀌었다. 주구지 상에는 78호 상이 더 잘 어울린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주구지 상은 화물기로 운송돼 지난 19일 중앙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중앙박물관은 두 불상에만 은은한 조명을 비추는 방식으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해뒀다.

이날 오후 열린 개막식에는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광식 전 문체부 장관,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일본 총리,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대사 등이 참석해 이번 전시에 대한 양국의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두 반가사유상은 한국 전시가 끝난 뒤 도쿄국립박물관으로 옮겨 6월 21일부터 7월 10일까지 ‘미소의 부처-두 반가사유상’이란 제목으로 전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특별전에 맞춰 24일과 6월 3일 오하시 와세다대 교수와 강우방 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의 강연을 개최한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o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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