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20대 여성 성폭행 의혹에 휩싸인 개그맨 유상무(36)를 그가 출연하던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킨다. 케이블채널 tvN에 이어 KBS까지 유상무의 방송 출연에 제동을 걸면서, 유상무를 예능프로그램에서 당분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23일 KBS에 따르면 유상무는 KBS2 새 예능프로그램 ‘어느 날 갑자기 외개인’(외개인)에서 제외된다. ‘외개인’ 제작진은 이날 “유상무가 성폭행 의혹에 휘말려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만큼 공영방송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는 게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그의 하차 배경을 설명했다. 제작진은 유상무의 기존 촬영 분량은 최대한 펀집한 뒤 내보낼 계획이다. 경찰의 최종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사건이 워낙 민감한데다 그를 향한 시청자의 정서가 부정적인 만큼 그의 분량을 들어 내 반감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유상무가 빠진 ‘외개인’은 28일 첫 방송된다. 제작진은 유상무가 지난 19일 성폭행 의혹에 휩싸여 논란이 커지자 애초 21일 예정됐던 첫 방송을 미룬 바 있다.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유상무는 지난 21일 한 연예매체가 유상무의 ‘진짜 여자친구’라고 주장하는 여성의 인터뷰를 공개하며 더 궁지에 몰렸다. 경찰과 언론에 처음에는 “여자친구와 벌어진 술자리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는데,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여인은 정작 여자친구가 아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유상무를 향한 네티즌의 시선은 더욱 싸늘해졌다.
KBS뿐 아니라 케이블채널 tvN에서도 유상무는 설 곳을 잃었다. tvN은 “유상무가 고정 출연하던 ‘코미디 빅리그’ 와 ‘렛츠고 시간탐험대3’를 당분간 유상무 없이 녹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상무가 출연했던 촬영 분량도 최대한 편집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22일 방송된 ‘코미디 빅리그’에서는 유상무가 말을 하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깝스’에서는 그가 온 몸에 랩을 감고 있는 모습만 풀샷으로 잡혔다.
앞서 20대 여성 A씨는 지난 18일 오전 3시께 서울 강남구 한 모텔에서 유상무에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 여성은 다음 날 오전 “신고를 취소하겠다”고 했다가 오후에 다시 “신고 취소를 취소하겠다”며 오락가락했지만, 성폭행은 친고죄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경찰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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