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결속력 높일 기회로”
20대 국회 당선자에 “전원 참석”
친노 진영선 세 과시 기회 삼아
문재인ㆍ안희정 잠룡 행보 주목
국민의당 “PK 지지세 확대로”
“친노 패권 비판 앙금 씻을 전기
노 前대통령 뜻 이어 받을 것”
부산서 현장 최고위원회 개최도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두 야당이 23일 고(故) 노무현 대통령 서거 7주기 행사 참석을 위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모인다. 내년 대선을 노리는 야권 잠룡들도 참석이 예상돼, 야권 주요 인사들은 지난주 광주에서 열린 5ㆍ18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식에 이어 5일만에 장소를 옮겨 집합한다.
노 전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한 곳에 모이지만 두 야당의 속 마음은 다르다. 노 전 대통령 집권 시절인 2004년 17대 총선에서 원내 1당에 오른 뒤 12년 만에 1당 지위를 되찾은 더민주는 당선자 전원이 참석한다. 봉하마을에서 ‘20대 국회 출정식’을 열어 결속력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초선 의원들은 (봉하에 가서) 노 전 대통령에게 인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당선자 전원에게 출석을 통보했다.
특히 총선을 통해 야권 내 최대 세력의 위치를 확실히 구축한 친노(친노무현) 진영은 이번 행사를 세 과시의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ㆍ경남(PK) 지역의 한 당선자는 22일 “PK에서 역대 총선에서 가장 좋은 8명의 당선자를 내, 노 전 대통령의 평생 목표이던 지역주의 청산을 실현할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뜻 깊다”고 전했다.
친노 진영을 대표하는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의 행보도 주목된다. 두 사람은 최근 “문 전 대표를 계속 지지할 지 직접 (대선에) 뛸 지 고민하겠다”(안 지사), “안 지사 같은 훌륭한 후배와 경쟁하면 영광이다”(문 전 대표)라는 말을 주고 받았는데 이날 행사에서 어떤 그림을 만들지 관심을 끌고 있다.
국민의당 역시 20여 명의 당선자가 추모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PK의 야권 지지자들은 봉하마을과 노 전 대통령에 향수를 가지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 받아 PK의 지지세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가 봉하마을과 가까운 부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기로 한 것도 이런 뜻에서다. 국민의당의 주축 세력은 지난해 ‘친노 패권주의’를 비판했고, 결국 탈당과 국민의당 창당으로 이어지며 친노 진영으로부터 “야권 세력의 분열을 가져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 중진 의원은 “문 전 대표의 일방적 당 운영에 문제 제기하기 위해 친노 패권주의를 언급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를 주관하는 노무현 재단은 이번 7주기는 불상사 없는 행사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민감한 상황에 대비해 현장 질서 유지를 맡는 자원봉사자 수를 늘릴 것”이라며 “지지자들 사이에 이번에는 불상사가 일어나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비노 의원들이 참석자들로부터 야유를 받았고 김한길 의원은 물병을 맞기도 했다.
민생 챙기기 경쟁을 펴고 있는 두 야당은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는 조선업계의 현황을 살피기 위해 경남 거제의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을 찾아간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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