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0일 전 결론 나올 듯
현대상선이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에서 일주일 간의 피 말리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상선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영국계 선사 조디악과 막판 접촉에 협상력을 집중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산은과 현대상선이 주말 동안 해외에서 조디악의 법률대리인을 만나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산은 측은 조디악에 ▦해외 선주 중 한 곳이라도 용선료 인하를 거부할 경우 현대상선을 법정관리로 보낼 것이고 ▦용선료 인하에 응한다면 적극적으로 현대상선 회생에 나서 용선료의 출자전환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할 것이란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디악은 현대상선이 대여 중인 선박 86척(벌크선 50척, 컨테이너선 36척) 중 컨테이너선 6척의 주인이지만 협상 대상인 해외선주 22곳 가운데 가장 공략이 까다로운 대상으로 꼽힌다. 조디악은 18일 서울에서 열린 해외선주들과의 대면 협상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난공불락’인 조디악을 설득해야 다른 컨테이너 선주는 물론, 벌크선 선주들과도 최종 담판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이 채권단의 판단이다. 컨테이너 선사(5개)는 벌크 선사(17개)보다 숫자는 적지만 용선료의 60~70%를 차지해 컨테이너 쪽에서 먼저 물꼬가 트여야 하는 측면도 있다. “벌크 선사는 한 곳당 현대상선에 선박 한 두 척을 빌려준 수준이라 컨테이너 선주들의 합의 내용을 따라갈 공산이 크다”고 정부 관계자는 말했다.
용선료 협상 연장전의 데드라인은 이달 30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지난 20일을 용선료 협상 마감 시한으로 정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서울에서 열린 해외선주들과의 협상이 뚜렷한 결론 없이 끝나면서, 금융위원회는 “물리적인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협상을 진행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하지만 이달 31일과 내달 1일 잇달아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에서 현대상선이 채무 재조정안을 통과시키려면 적어도 그 전에는 용선료 인하의 결론이 나와야 할 것이라는 게 금융권 관측이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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