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과 청송지역 농촌마을 주민들이 때아닌 제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은혜를 갚는 보은의 상징으로 알려진 제비가 시골 주택 처마나 현관 부근에 집중적으로 둥지를 지으면서 배설물 등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사람 주변에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영덕군 지품면 황장리 김모(67)씨는 “지난해 제비들이 현관 위에 둥지를 2개나 지어 애를 먹었다”며 “올해는 아예 집을 짓지 못하도록 빗자루 등으로 막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청송군 진보면 신촌리 김춘례(54)씨도 하루 종일 막대기를 들고 집을 지으려는 제비들과 씨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북영천IC 인근 한 식당에는 제비집이 10여 개나 되는데도 주인이 길조라며 이를 반기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 식당 주인은 “제비가 사람과 같이 살면 아무래도 시끄럽고 지저분하지만, 복이 넝쿨째 들어올 것 같은 푸근함 때문에 동거 중”이라고 말했다.
이정훈기자 jhlee01@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