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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배구 리우행 이끈 김연경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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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배구 리우행 이끈 김연경의 ‘품격’

입력
2016.05.2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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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가운데)이 지난 17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세계 여자 예선 3차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고 있다. 국제배구연맹 제공
김연경(가운데)이 지난 17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세계 여자 예선 3차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고 있다. 국제배구연맹 제공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지난 20년간 김연경(28ㆍ페네르바체) 같은 선수를 본 적이 없다.”

지오바니 구이데티 네덜란드 감독은 지난 15일 일본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배구 세계예선 2차전에서 한국에 0-3으로 패한 뒤 김연경에 대해 이 같이 극찬했다.

이정철(56)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배구 대표팀이 리우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그 중심에는 단연 팀의 리더 김연경(28ㆍ페네르바체)이 있었다. 일본 스포츠신문 스포츠호치는 17일 열린 한국-일본전을 분석하면서 “세계적인 공격수 김연경의 강타에 무너졌다”며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 김연경에게만 25점을 내줬다”고 패인을 진단했다. 이날 한국(세계랭킹 9위)은 랭킹 5위 일본을 3-1로 제압했다. 뱌체슬라프 샤프란 카자흐스탄 감독도 18일 한국과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연경을 두고 "정말 높은 레벨의 선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모두가 혀를 내둘렀다. 역시 ‘배구계의 리오넬 메시(스페인 프로축구 FC 바르셀로나)’였다. 김연경의 존재감은 기록을 통해서도 증명된다. 국제배구연맹(FIVB)에 따르면 김연경은 이번 예선 중 출전한 6경기에서 135점(2위)을 올렸다. 경기당 22.5점의 폭발적인 득점력이다. 공격성공률은 4위(43.73%)에 올랐고 세트당 평균 서브는 0.27개로 6위에 자리했다. 수비도 발군이었다. 김연경은 리시브 성공률 6위(44.74%), 세트당 디그(상대 스파이크나 백어택 등 공격을 받아내는 리시브) 12위(1.69개)를 기록했다. 192㎝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김연경의 강력한 스파이크는 상대에겐 공포의 대상이다. 리시브까지 책임지는 김연경의 전천후 활약 속에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이번 예선에서 승승장구했다.

김연경의 배구 인생은 사실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무렵 당시 배구를 하고 있던 큰 언니 김혜경씨를 따라다니며 공을 줍다가 배구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 하지만 그때까지 키가 148cm로 배구 선수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을 들었다.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김연경의 키는 170cm가 채 되지 않았다. 그는 작은 키를 만회하기 위해 기본기를 충실히 다졌다. 그러던 중 고등학교 1학년 겨울부터 약 1년 동안 20cm 가까이 키가 큰 덕분에 정상급 배구 선수가 됐다. 김연경은 한국(2006ㆍ2007ㆍ2009년 흥국생명 우승)과 일본(2010년 JT마블러스 정규리그 우승), 터키(2012년 페네르바체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에서 모두 최고의 선수였다. 한때 왜소한 체구로 선수를 포기하려 했지만, 꿈을 향해 뚝심 있게 달린 결과 세계적인 배구 스타로 거듭날 수 있었다.

한편 한국은 21일 태국전(2-3 패)에서 승점 1을 추가해 최소 4위를 확보하면서 리우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총 8개국이 출전해 풀리그를 치른 이번 세계예선에선 아시아 국가(한국, 일본, 카자흐스탄, 태국) 중 1위를 차지하거나 아시아 1위 팀을 제외한 상위 3위에 들어야 리우행이 가능했다.

대표팀은 22일 열린 최종 7차전에서는 도미니카공화국에 0-3(23-25 11-25 26-28)으로 졌다. 김연경은 이날 출전하지 않았다. 이정철 감독은 터키 리그를 마친 후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해 강행군을 이어간 김연경을 쉬도록 했다. 평균 신장 181cm의 한국 선수들은 평균 11cm나 더 큰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에게 제공권을 빼앗기며 경기를 내줬다. 한국은 4승3패 승점 13으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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