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선 도전 시사 발언과 관련 20일 “안 지사와 같은 후배들과 경쟁할 수 있다면, 그것만 해도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그만큼 우리 정치가 발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지사에 대해서는 “우리 당으로서는 아주 든든하고 기대가 크다”고 평가했다.
안 지사는 이날 총선 당선인 초청 정책설명회 참석차 국회를 찾았다가 기자들과 만나 “열심히 훈련하고 연습도 하고 불펜투수로서 몸을 풀고 그래야한다”며 대선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고려대 노동대학원이 연 제3회 KU 노사정포럼의 연사로 초청돼 ‘포용적 성장과 노동, 그리고 일자리’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이) 새누리당을 그렇게 비판한 것은 결국 경제 실패 때문”이라며 “경제하면 여당을 떠올리던 환상이 이번에 완전히 깨졌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는 새누리당이 제주에서 1석도 얻지 못한 것과 관련 “전국에서 당선자를 낸 곳은 더민주가 유일하다”며 “새누리당이 아니라 더민주가 이제 전국 정당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점을 들어 “호남 바깥에서도 우리 당의 정권교체 바람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정부의 일자리 정책과 출산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소방관과 경찰관의 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부족한 일자리 문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부가 솔선수범해야지 기업들에게만 부담을 지워선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앞서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 포용적 성장, 소외자 없는 성장을 강조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자리를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았다. 문 전 대표는 또한 낮은 출산율을 지적하며 정부의 출산 정책도 비판했다.
그는 최근 북한의 핵 도발과 군사적 충돌에 대해서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는 한번도 없던 일이 최근 10년간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다”며 “안보에 관해서도 과거엔 안보하면 여당을 떠올렸지만 그 환상 역시 이번 정부를 거치면서 깨지게 됐다”고 평가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홍은동 자택에서 하룻밤을 지낸 뒤 21일 다시 경남 양산으로 내려갈 계획이다. 오는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거행되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뒤에는 다시 ‘칩거’에 들어가 정국 구상을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민승 기자 msj@hna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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