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관영매체 “양안관계 불확실성 시대로”
차이잉원(蔡英文) 신임 대만 총통은 20일 취임사에서 양안(兩岸ㆍ중국과 대만)관계와 관련,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언급 없이 “기존 대화와 소통 기제를 유지해가겠다”고 말했다. 미일 등과의 전방위적 협력 추진도 천명했다. 중국은 교류ㆍ왕래 중단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강력 반발했다.
차이 총통은 이날 타이베이(臺北) 총통부 앞 카이다거란(凱達格蘭)대도 광장에서 개최된 총통 취임식에서 “1992년 대만과 중국을 대표하는 양안 기구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다양한 공감대를 이룬 역사적 사실을 존중한다”면서 “양안은 그간 상호 교류와 협상을 통해 거둔 성과와 정치기초 위에서 평화ㆍ발전을 추진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그러나 중국이 요구해온 ‘92 공식’(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키로 한 합의)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거론하지 않았다. 차이 총통은 대신 “미국ㆍ일본ㆍ유럽을 포함한 우호적인 민주국가들과의 관계를 심화하고 공통의 가치관 위해서 전방위적인 협력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공산당 및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담화문을 통해 “하나의 중국이라는 정치적 기초를 확인할 때에만 제도화된 교류ㆍ왕래가 계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차이 당선인의 미ㆍ일 협력 강화 방침에 대해 “주권적 함의가 있거나 관방 성격의 합의를 하는 것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못박았다.
대만 국립정치대 법학 교수를 지내다 2000년 대륙위원회 주임으로 정계에 입문한 차이 총통은 입법위원과 행정원 부원장을 거쳐 2008년 민진당 주석에 올랐고, 지난 1월 대선에서 국민당 주리룬(朱立倫) 후보에 압승을 거뒀다. 대만의 첫 여성 국가지도자인 차이 총통은 당나라 측천무후(則天武后) 이래 중화권 최초의 여성 통치자이기도 하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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