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없는 실천을 하지 못한 어른들의 잘못이라고 봐요.”
‘21세기인문가치포럼 2016’의 조직위원장을 맡은 김병일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늘날 ‘선비정신’의 몰락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21세기인문가치포럼은 동아시아 전통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정신문화적 가치를 찾기 위한 행사로 2014년 이래 이번이 세 번째다. 27~29일 경북 안동 문화예술의전당에서 ‘나눔과 울림’을 주제로 열린다.
우리 가치라면 당연히 앞세울 수 있는 것이 선비정신. 그러나 젊은 세대는 ‘선비질’이라 비아냥댄다. 김 위원장은 “양반이 신분적인 개념이라면 선비는 그 위에다 지덕, 의리에 행동까지 얹은 것”이라면서 “그렇기에 선비정신은 그렇게 비하될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말로 하면 대들지만 실천하면 따른다”면서 실천을 강조했다. 실제 그렇게 하지 못한 부분도 있고, 지나치게 비판 받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게 버려질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김 위원장은 ‘나눔과 울림’이라는 주제 역시 “그렇게 보면 선비라는 것은 결국 사람다운 삶을 드러내는 방식이고 그 방식이 곧 나눔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손봉호 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와 초대 천주교 안동교구장을 지낸 두봉 레나도 주교가 기조강연으로 행사의 시작을 알리면 사회학자 정수복의 북콘서트, 방송인 오한숙희나 정신전문의 정혜신 등이 참여한 토크콘서트, 문화인류학자 김현미의 다큐콘서트가 이어진다. 전문가들의 학술적 토론, 차세대 인문학자 논문발표대회도 열린다. 여기엔 깐춘쏭 중국 베이징대 교수, 모리타 아키히코 일본 쇼케이가쿠인대 교수 등 해외 전문가도 함께 한다. 이 종합토론 결과를 모아 ‘21세기 인문가치포럼 2016 안동선언’을 발표한 뒤 폐막한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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