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알파고
흑 이세돌
<장면 13> 반면이 거의 다 정리되고 한두 집짜리 끝내기밖에 남지 않았다. 매우 미세한 차이지만 백의 승리가 확정적이다. 이세돌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끝내기를 했지만 알파고가 전혀 허점을 보이지 않아 도무지 집 차이가 줄어들지 않는다. 실전보(1~40)를 거쳐 <참고도> 1부터 22까지 진행된 시점에서 결국 이세돌이 돌을 거뒀다. 280수 끝, 백 불계승. 현장 해설자 김성룡 9단은 “끝까지 둔 다음 계가를 했다면 흑이 반면 5집을 남겨 덤 7집 반을 제하면 백 2집 반 승리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인간 대표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7일 전쟁이 모두 끝났다. 5번기 대결을 돌이켜 보면 이세돌이 1국에서는 난생처음 상대한 인공지능에 대해 잘 몰라 방심하다 졌고, 2국은 알파고와 정면 승부를 벌였지만 뛰어난 계산력에 무릎을 꿇었다. 3국은 알파고의 특성을 어느 정도 알고 싸웠지만 초반 불리함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마침내 4국에서 절체절명의 순간에 ‘신의 한 수’를 찾아내 천금 같은 승리를 따낸 후, 5국에서 피차 초읽기까지 몰리며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아슬아슬한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항서를 쓰고 말았다.
비록 승부는 4대 1로 알파고가 이겼지만 이세돌이 보여준 불굴의 도전 정신과 불꽃 투혼은 보는 이의 심금을 울렸고, 결코 비굴하지 않은 아름다운 패배에 모두 아낌없는 찬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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