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게이오대서 강연…정계복귀 의지 재확인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이 19일 “한국 정치는 개헌을 통해 의원내각제로 갈지 아니면 다당 연립으로 갈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손 전 고문은 이날 오후 게이오(慶應)대에서 열린 ‘한반도 문제와 일본의 역할’이란 강연 뒤 문답에서 4ㆍ13 총선 결과에 대해 “여소야대가 되고 제3당이 출현했는데, 앞으로 3당 체제, 다당 체제가 가능할 것이냐는 중요한 문제를 던져줬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광주에서 “(정치권의) 새 판을 짜는 데 앞장서겠다”고 정계복귀를 시사한 뒤 일본 도쿄에서도 개헌론을 앞세워 정계복귀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지난 국회에서도 이원집정제나 내각제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많았지만, 앞으로 권력구조의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상당히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헌 시기와 관련해선 “내년 대선 전 개헌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대선 출마자들이 개헌에 대한 각자의 안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다음 대통령이 취임해 개헌을 추진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총선 민의와 관련해선 “국민은 분노와 좌절 속에 미래지향적인 정치의 새 판을 짜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자신이 던진 화두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더민주의 호남 참패를 거론한 뒤 “여당의 파당정치에 대한 심판도 있었지만 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제1야당은 거의 전멸했다”고 지적했다. 더민주의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총선 과정에서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계에서 물러나겠다”고 한 발언을 겨냥했다는 해석이다.
그는 한일관계와 북한문제 등 외교현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에 대한 일본의 철거 요구에 대해 “소녀상을 철거한다고 해서 역사적 사실이 바뀌지 않는다”고 했고, 27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대해선 “원폭 투하는 비극이지만 역사를 일방적으로 해석하면 과거사 문제는 동북아 평화질서 구축에 장애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일본 외무성 관료와 비공개 회동을 한 데 이어 20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간 나오토(菅直人) 전 총리 등 거물급 정계 인사들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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