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미적 감성 역량 함양을 핵심 목표로 삼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내년부터 초ㆍ중ㆍ고등학교에 순차적으로 시행되면서 학력 강화에 치중해 온 학교 교육에 긍정적 변화가 기대된다. 심미적 감성의 양대 요소인 ‘인간에 대한 공감적 이해’와 ‘문화적 감수성’에 무게를 싣는 수업 운용을 통해 인지적 능력과 감성적 역량이 조화로운 전인교육을 지향하는 새 교육과정은 그 방법론으로 인문학적ㆍ예술적 소양 교육 및 감성교육 강화를 택했다.
연극 교육 확대는 인문학적 소양 교육의 핵심 방안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국어 교과에 연극 단원이 신설되고 고등학교에선 연극 과목이 선택 과목으로 개설돼 일부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체험해 온 연극 활동이 정식 수업이 된다. 감성교육으로서 연극의 역할을 중시하는 만큼 연극 교육은 이론보다는 체험 중심으로 이뤄지게 된다. 사회 교과 수업에 연극을 적극 활용해 온 구민정 방이중 교사는 “연극은 자기 표현력, 소통 능력, 상황에 대한 공감 능력을 기르는데 효과적인 교육 방식”이라며 “국어, 사회뿐 아니라 수학이나 과학적 개념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고 과정 중심 평가가 가능한 프로젝트형 수업에 적합한 만큼 연극 교육 활성화는 학교 수업 현장 전반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인문 교육의 일환으로 독서교육도 강화된다. 새 교육과정이 시행되면 모든 초ㆍ중ㆍ고교생은 매학기 국어 수업 시간에 책 한 권을 읽고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를 아우른 통합적 독서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교과 수업뿐 아니라 동아리 활동, 진로 활동, 가정학습 등에서도 학생들이 꾸준히 책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학교 단위로 시행된다. 이를 위해 각 학교는 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도서관 장서 확충, 독서 활동 기반 교과융합 수업 등에 나설 예정이다.
미술, 음악 등 예술 교과는 학생들의 예술적 감수성과 심미안을 기르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작품 제작, 악기 연주 등 표현 활동에 초점이 맞춰졌던 기존 수업 방식은 감상 및 비평, 예술문화 이해 등의 영역이 심화ㆍ확대되는 방향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미술관, 공연장 관람 등의 체험 활동도 자연스럽게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홍숙경 수원여고 교사(미술)는 “작품 비평의 경우 기존 비평 형식에 맞춰 자신의 작품 감상을 발표하는 수업틀에서 벗어나, 다각적인 관점에서 작품을 감상하면서 창의적 사고를 발전시킬 수 있는 교과융합적 수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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