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카자흐스탄을 물리치고 8월 리우 올림픽 본선행에 바짝 다가섰다.
이정철(56)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8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티켓이 걸린 세계 여자배구 예선 4차전에서 카자흐스탄을 세트스코어 3-0(25-16 25-11 25-21)으로 완파했다. 양효진(27ㆍ현대건설)이 11득점으로 공격을 주도했고 이재영(9득점)과 김연경(7득점)이 뒤를 받쳤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예선 3승 1패를 거두고 페루(21위), 태국(13위), 도미니카공화국(7위)과 맞붙는다. 남은 일정을 볼 때 한국의 올림픽 본선행은 유력하다. 한국은 비교적 약체인 페루나 태국과의 경기에서 최소 1승을 추가한다는 복안이다.
1승을 추가하면 전체 4위 진입을 낙관할 수 있고, 특히 태국을 이기면 아시아 1위로 올림픽 진출을 확정한다. 하지만 이정철 감독은 “5승을 해야 확실하게 진출권을 딴다. 4승 3패를 하면 물고 물리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은 경기에서 2승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포함해 8개국이 참가한 이번 세계예선에서는 아시아(한국, 일본, 카자흐스탄, 태국) 국가 중 1위를 하거나, 아시아 1위 팀을 제외한 상위 세 팀에 들어야 리우 올림픽 본선 티켓을 획득할 수 있다. 세계랭킹 9위인 한국은 앞서 이탈리아(8위), 네덜란드(14위), 일본(5위) 등 강팀을 차례로 만나 2승 1패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첫 상대 이탈리아에 1-3으로 패했지만, 네덜란드를 3-0으로 이겨 반등 발판을 마련하고 일본을 3-1로 제압한 데 이어 카자흐스탄도 따돌려 3연승을 달리며 리우행 8부 능선을 넘었다.
한국은 전날 일본을 세트 스코어 3-1로 물리친 기세를 그대로 이어갔다. 세계 26위 카자흐스탄은 비교적 수월한 상대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카자흐스탄과의 상대 전적을 15승 3패로 벌렸다.
한국은 1세트에서 김연경(28ㆍ페네르바체)과 양효진, 김희진(25ㆍIBK기업은행) 등의 득점으로 주도권을 가져갔다. 2세트에서도 한국의 리드는 계속됐다. 이재영(20ㆍ흥국생명)의 서브 에이스로 점수를 16-6까지 벌렸고, 이후 교체 투입된 강소휘(19ㆍGS칼텍스)의 막판 맹공에 힘입어 14점 차로 세트를 따냈다. 한국은 3세트에서 한때 상대에 동점을 허용했지만, 김희진의 블로킹과 박정아(23ㆍIBK기업은행)의 득점포로 결국 승리를 챙겼다.
한국이 선전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신구 세대의 조화가 꼽힌다. 당초 김연경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회가 시작되자 젊은 선수들도 제 역할을 다하며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는 이소영(GS칼텍스), 이재영(흥국생명) 등 어린 선수들과 막내 강소휘(GS칼텍스)까지 국가대표 14명이 모두 출전해 승리를 합작했다. 이 감독은 “오늘은 14명 전원이 출전한 부분을 기쁘게 생각을 한다”며 전날 저녁에 일본과 접전을 치렀다는 점에서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과 출전 기회 제공을 모두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는 “24시간 이내에 경기를 또 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어제 한ㆍ일전을 잘해서 승리했다. 승리했을 때는 선수들의 피로감이 덜하지만, 기존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을 나름대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어린 선수들의 활약에 활짝 웃었다. 김연경은 “이런 대회에서 모든 선수가 들어가서 많은 득점을 한다는 것은 한국팀이 강해지고 있고,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한국 배구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오늘 쉽지 않은 경기였다. 어제 경기가 늦게 끝나서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는데 잘 이겨내서 승리를 가져왔다는 점을 좋게 생각한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뱌체슬라프 샤프란 카자흐스탄 감독은 “한국과 일본의 경기를 봤는데 매우 어렵고 팽팽했다. 인상적이었다. 한국은 매우 강한 팀이었다”며 “한국이 올림픽에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특히 “김연경은 매우 높은 수준의 선수라는 생각을 한다. 오늘도 큰 활약을 했다”고 칭찬했다.
한국은 19일 하루 휴식한 뒤 2승 2패를 기록 중인 페루와 20일 낮 12시 55분 맞붙는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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