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사진=토트넘 페이스북.
손흥민(24ㆍ토트넘 홋스퍼)은 '손 샤인(Son Shine)'이라는 애칭과 달리 올 시즌 그다지 빛나지 못했다. 그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데뷔 시즌과 관련해 주를 이루고 있는 평가다.
한준희(46) KBS 축구해설위원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17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적료와 기대치를 고려할 때 부족한 시즌이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짚었다. 손흥민은 올 시즌 총 8골 5도움을 기록했다. 리그에선 4골 1도움을 올렸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리그에선 3골 4도움을 기록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는 1골 1도움의 개인성적을 냈다.
포워드(FW)로서 객관적으론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그러나 '가격 대비 성능'에선 그다지 좋지 못했다. 지난해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팀을 옮기면서 그가 기록한 이적료는 3,000만 유로(약 408억 원)에 달했다. 당시 EPL행 이적생 가운데서도 7번째로 높은 금액이었으며 동시에 역대 아시아 선수 중 최다 이적료이기도 했다.
물론 존재감이 미비했던 몇 가지 이유는 있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지난해 여름 토트넘 합류가 비교적 늦었는 데다, 초반 부상으로 팀플레이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델레 알리(20)의 성장과 에릭 라멜라(24)의 각성 또한 손흥민에겐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손흥민은 이적 초기 UEFA 유로파리그 카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 경기에서 멀티골을, 리그 홈 데뷔 경기였던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도 결승골을 넣으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 했다. 그러나 이후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왼발 부상을 당하며 상승세는 끊겼다.
손흥민은 부상으로 6주간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고 결국 팀 내 입지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토트넘은 리그 선두권에서 레스터 시티와 우승경쟁을 펼쳤지만, 손흥민은 주전 경쟁에도 급급해야 했다.
토트넘은 리그 3위(19승13무6패ㆍ승점 70)로 시즌을 마감했다. 다행히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은 따냈다. 그러나 손흥민은 가시방석에 앉은 듯한 상황이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토트넘이 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는 클럽이 된 만큼 구단은 손흥민에게도 더 높은 수준의 플레이를 기대할 것이다"며 "다음 시즌부턴 훨씬 분발해야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동료들과 연계하는 움직임이 향상돼야 한다. 자신감 있는 플레이가 필요하다"며 "특히 동료 해리 케인(23)을 보조하는 확실한 득점원으로서 자리매김을 해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손흥민은 EPL 첫 시즌 소감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기대치에 못 미치는 활약을 의식한 듯 묵묵부답했다. 그가 향후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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