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알파고
흑 이세돌
<장면 11> 5번기 대결 최종국답게 매우 미세한 형세다. 알파고가 약간 우세해 보이지만 차이는 불과 두어 집 정도다.
이세돌이 초읽기 한 개를 소비한 후 좌변에 1로 뛰어들어갔다. 이때 알파고가 2, 3을 교환한 것까지는 그런대로 이해가 가지만 4~11은 모두 전혀 불필요한 수순들이다. (7 …▲) 다음 착수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 으레 나오는 알파고의 대국 습관으로 기보만 봐서는 마치 초읽기에 몰려서 시간 연장책을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알파고가 한참 딴 곳을 헤매다 결국 원래 둬야 할 자리인 12로 손이 돌아왔다. 이 장면에서 이세돌이 13, 14를 교환한 다음 15로 호구자리 급소에 치중했다. 평범하게 둬서는 승산이 없다고 보고 마지막 초읽기 한 개를 남긴 상태에서 던진 승부수다. 하지만 알파고의 대응이 완벽해서 16부터 26까지 엄청난 바꿔치기가 이뤄졌지만 결과적으로 별 득이 없었다.
당시 일부 해설자들이 실전 15로 <참고도> 1, 4를 선수한 다음 5로 껴 붙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6이면 7로 젖혀서 다음에 A와 B가 맞보기이므로 흑은 이게 실전진행보다 낫다는 얘기지만 또 다른 변화도 있어서 확실한 결론은 내려지지 않았다.
어느덧 바둑판이 거의 다 정리돼서 남은 큰 자리는 중앙과 좌상귀뿐이다. 이세돌이 27, 29를 두자, 알파고도 32를 차지해서 역시 백의 우세는 변함이 없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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