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17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개발을 중단시키기 위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만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가 진행해온 미국의 대북한정책에 전환을 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이날 대통령 당선 이후 외교노선에 관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과 면대면으로 만나 대화할 것을 희망하며 “나는 그(김 위원장)와 대화할 것이다. 그와 대화하는 걸 꺼릴 이유가 없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이는 철저하게 미국 고위직 대 북한 고위직의 회담으로 북한과 대화해 왔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소극적인 대화 스타일과 대조된다.
트럼프는 이날 인터뷰에서 대북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북한의 유일한 정치ㆍ경제적 후원자인 중국을 적극 압박해 북핵 해법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경제력에서 중국에 우위에 있으므로 충분히 중국을 압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유엔 대표부는 트럼프의 발언에 관한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이날 30분간 진행된 인터뷰에서 ▦파리 기후협약의 재협상을 검토할 것 ▦오바마 행정부 때 도입된 금융규제법안 ‘도드-프랭크법’을 무력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칭찬을 접고 동부 우크라이나를 접수하려는 러시아의 행동을 비판하며 “그가 나를 칭찬했다는 사실이 그의 협상에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라 말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에 대해서는 “그는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화당 출신 의장을 선호하지만 일부러 그를 교체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