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인 가구 점점 늘면서
40㎡ 이하 초소형 인기 급상승
소형평형 의무 비율제 폐지로
공급은 크게 줄어 희소성 껑충
신규 분양받아 시세차익 노려볼 만
#. 지난해 11월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국내 최대 규모(9,510가구)로 짓는 ‘송파헬리오시티’의 일반분양(1,558가구) 청약 평균 경쟁률은 34.5대 1이었다. 청약률을 끌어올린 1등 공신은 초소형 면적. 전용 39㎡이하 139가구에만 1만 418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75.0대1을 기록했다. 334.5대 1의 최고 경쟁률도 이 면적(전용 39㎡C형ㆍ4가구)에서 나왔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단지는 6월에 전매가 풀리는데 벌써부터 초소형 면적에 대한 문의전화가 많다”며 “전용 39㎡의 경우 분양가가 4억1,740만~4억9,410만원이었는데 4억원대 초반이었던 시세가 이미 5억원까지 치솟아 있어 웃돈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리센츠’ 아파트는 총 5,563가구 중 868가구가 전용 27㎡로 이루어져 있다. 2005년 분양 당시 분양가가 1억 9,000만원 선이었던 이 면적은 일부가 미분양되는 수모까지 겪었지만 요즘은 최고 5억8,000만원에 거래될 정도로 값이 뛰었다.
1~2인 가구가 늘면서 초소형 아파트가 귀하신 몸이 됐다. 핵가족이 살기에도 좋고, 임대수요도 많은 덕분에 기존 주택시장은 물론 분양 시장에서도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거래된 전용면적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의 매매 거래량은 총 13만 8,514건으로 전년(11만5,989건)보다 19.4%나 늘었다. 특히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은 2014년 5만 339건에서 지난해 7만 4,436건으로 증가폭이 47.9%나 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센터 실장은 “3인 미만 가구가 늘고 있는 구조적 변화와 저금리로 갈 곳 없는 투자자금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는 현상이 맞물리면서 초소형 아파트가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총 506만551가구로 5년 전인 2010년(226만1,550가구)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5.6%에서 26.5%로 뛰었다. 통계청은 10년 후엔 이 비중이 34%를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렇게 수요는 느는데 반대로 공급은 줄어들고 있어 초소형 아파트의 희소성은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2014년 재건축이나 민영주택을 지을 때 전체 가구 수의 20% 이상은 전용 60㎡ 이하로 짓도록 한 ‘소형평형 의무 비율제’를 폐지했다. 이후 초소형 물량은 분양 시장에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0년 수도권에서 전체 물량의 10.6%를 차지했던 초소형 아파트는 2014년 반토막(5.6%)이 났고 지난해에도 5%대(5.4%) 수준에 머물렀다.
상황은 올해도 비슷하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총 54개 아파트, 1만 8,742가구가 수도권에서 일반분양(민간주택 기준) 됐는데 이중 전용 40㎡ 이하 물량은 단 1가구도 없었다. 가장 작은 면적은 전용 49㎡였는데 겨우 88가구(0.47%)만이 분양 물량으로 나왔다. 분양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장의 경우, 조합이 공사 비용에 큰 차이는 없지만 분양가는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전용 60㎡ 초과 면적을 선호해 초소형 물량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초소형 아파트의 인기는 지속될 거란 전망이 많다. 다만 너무 비싼 가격으로 살 경우 임대수익률은 낮아질 수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이런 초소형 아파트의 대체상품이 투룸형(방2개)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인데 아파트를 너무 비싸게 매입하면 연 평균 임대수익률이 4%를 넘는 오피스텔보다 낮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며 “적정 가격으로 신규 분양을 받는다면 여전히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