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는 소식에 국내 독자들은 작가의 시와 소설을 찾아 읽으며 반색했다. 한강의 모든 작품의 판매는 전날에 비해 큰 폭으로 뛰어 올랐고, ‘채식주의자’는 오프라인 서점에서 오전 중에 재고가 동이 나는 품귀 현상까지 빚었다.
17일 인터넷서점 알라딘에 따르면 ‘채식주의자’는 이날 오전 2시부터 오후 2시까지 약 2,400부 가랑 판매됐다. 이는 전날 같은 시간 판매량(70부)의 34배에 달하는 수치다. 인터넷서점 예스 24에서도 이 책은 종이책과 전자책 통합 6,933부(전일 대비 약 38배)가 팔렸다. 1분당 9.6권씩에 판매된 셈인데, ‘안철수의 생각’(2012)의 분당 9.4권 판매기록을 갱신했다. 최근작인 ‘소년이 온다’, 시집인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출간 예정작인 ‘흰’의 판매량도 서너 배 이상 늘며 이날 작가의 출간 저서 13권은 예스 24에서만 모두 7,722권(오후6시 기준)이 팔려나갔다.
교보문고에서는 오전 중에 ‘채식주의자’의 오프라인 영업점의 재고 500부가 모두 동이 나 매대를 다른 책으로 꾸리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교보문고에서는 이 책이 오후 3시까지 3,200부가 팔려 나갔다.
한강 작품에 대한 국내 서점가의 관심은 올 초 외신의 호평이 나오고,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점화했다. 지난해 출간된 ‘소년이 온다’가 약 5만부나 팔리긴 했지만, 여타 작품들은 작가 스스로도 “대중적이지는 않다”고 할 만큼 그를 알아본 소수 독자들이 찾아 읽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후보 선정 사실이 알려진 이후 ‘채식주의자’는 올해만 4만부가 판매되며 뒤늦게 관심을 모았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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