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의붓딸을 운동기구에 거꾸로 매달아 얼굴에 물을 뿌리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위반)로 기소된 수모(45)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중국인이던 수씨는 2010년 한국인 서모씨와 결혼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후 전 부인의 딸인 피해자 A양과 서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다른 딸과 함께 생활했다. 수씨는 2011년 10월 A(당시 9세)양이 자신이 시킨 설거지를 하지 않고 컴퓨터 게임을 했다는 이유로 스케치북에 “나는 엄마한테 대들지 않겠습니다”라고 쓰게 한 후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들고 서 있게 하는 등 2014년 4월까지 11차례에 걸쳐 A양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수씨는 특히 A양의 사진을 문제집에 붙여 놓은 후 찢어버리거나 성인잡지를 보여준 후 성행위를 설명해주고, 시끄럽다는 이유로 빨래집게로 입술을 집고 청테이프로 입을 감아 막는 등 엽기적 행각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A양의 머리채를 잡고 욕조 물 속에 넣고 빼고를 반복하거나, 맞춰 놓은 퍼즐을 동생이 망쳤다며 A양이 짜증을 부렸다는 이유로 몽둥이로 팔, 다리 등을 수 차례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법원에 이어 2심 법원은 “수씨는 학대사실에 관해 전면 부인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어 이대로 가정으로 복귀할 경우 A양에게 범행을 다시 저지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1심과 같이 징역1년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1심이 선고한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지만 재판부는 ▦남편과의 가정생활이 원만하지 못했던 것이 범행동기로 보이는 점 ▦수씨가 범행을 저지르기 전엔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유지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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