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영남(71)씨의 대작의혹을 수사 중인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다른 화가가 그린 화투 그림 대작이 시중에서 판매됐는지 여부를 밝히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속초에 거주하는 화가 A(60)씨가 그려준 그림을 조씨가 조금 손을 본 뒤 전시ㆍ판매했다는 의혹을 밝히기 위해 조씨의 소속사와 갤러리 등 3곳을 압수수색 했다. 검찰은 대작 판매 건수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만약 대작이 판매됐을 경우 사기죄 성립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1992년 미국에서 불거진 아메리칸 고딕이라는 작품을 풍자한 중세시세 인물화를 놓고 저작권 문제 등 관련 해외 판례분석에도 돌입했다.
이번 수사는 지난달 화가 A씨가 검찰에 직접 수사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2009년부터 3월까지 1점당 10만원 가량을 받고 자신이 작품의 90% 정도를 그려주면 조씨가 나머지를 덧칠하고 사인을 넣어 작품으로 전시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술계에 따르면 조씨 작품은 수백만 원, 많게는 1,000만원 대에도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화투를 소재로 한 자신의 작품을 ‘팝 아트’라고 소개해왔다.
검찰 관계자는 조씨의 작업 과정이 미술계의 관행이라는 반론에 대해 “만약 조수를 두고 있다면 이 사실을 작가 본인이 밝히고 구체적인 감독지시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조수가 알아서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리는 방법을 알려줘야 하는 것으로 이번 사안과는 다르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조씨 측은 일부 언론을 통해 “개인전을 앞두고 일정이 많아 욕심을 부린 부분도 있으나 A씨의 도움을 받은 그림은 단 1점도 판매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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