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니 보팽(53) 전 프랑스 하원 부의장에 대한 성희롱 관련 수사를 계기로 프랑스의 전직 여성 장관 17명이 정치권에 만연한 성추문 및 여성 차별에 공식 대응하고 나섰다.
AFP통신 등에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비롯한 프랑스 전·현직 여성 장관 17명은 15일(현지시간) 시사주간지 르 주르날 뒤 디망슈에 성폭력 및 차별에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남성이 독점해온 영역에 진출한 모든 여성처럼 우리도 (정계의) 성차별에 맞서 싸워야 한다"면서 정계에 만연한 남성 중심의 성문화와 성추행을 더이상 묵과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성명에는 라가르드 총재와 로슬린 바슐러 전 보건장관, 세실 뒤플로 전 주택 장관의 서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과거 정치권에서 성추행 당했던 과거까지 고백하면서 조직적 대응을 약속했다. 한국계 입양아 출신의 플뢰르 펠르랭 전 문화장관은 2014년 지명 당시 기자회견에서 “너무 예뻐서 장관이 지명된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여성 정치인들의 성명은 보팽 전 부의장을 비롯한 고위층의 성추문이 잇따라 발생한 데 대한 항의 차원에서 나왔다. 보팽 전 부의장은 유럽생태녹색당(EELV) 소속 4명의 여성에게 음담패설이 담긴 문자를 보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미셸 사팽 재무장관은 지난해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 여성 기자의 속옷 끈을 만지는 부적절한 행위로 도마에 올랐다.
김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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