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센터 지난해 12월 완공하고도
부실로 준공허가 못 받아 방치
50여 농가 피해 우려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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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를 빨리 마무리 해서 황토고구마 농가들 좀 살려주세요” 수확기를 50여일 앞두고 전남 무안지역 고구마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화재로 새로 신축한 고구마 저장창고와 사무실 등이 들어선 황토고구마유통센터가 부실공사 등으로 준공허가도 받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는 가운데 농가들이 피해를 겪고 있다.
?16일 무안경찰서와 무안황토고구마사업단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화재로 소실된 무안군 현경면 용정리에 위치한 황토고구마유통센터가 8억2,500만원을 들여 12월 완공됐지만 시험운영도 하지 못해 50여 농가 등이 지난 2월 광주지검 목포지청에 이 사업단 전 대표 A씨와 모 건설사 대표 등 4명을 사기와 횡령으로 진정서를 제출했다.
당초 지난 2008년부터 3년간 전국 최우수 클러스터사업단으로 선정된 무안황토고구마사업단은 정부보조금 등 11억3,000만원을 들여 황토고구마유통센터를 2009년 완공했다. 이 유통센터는 대지 7,293㎡에 건축면적 1,821㎥, 지상 2층으로 건립됐으며 1층에는 저장고, 포장실, 잡하장이 들어섰고 2층에는 사무실로 조성돼 무안 향토고구마 생산 농가들의 공동이용 시설, 산업화, 마케팅 환경 등이 구축되면서 활기를 띄었다.?
하지만 이 유통센터는 지난해 7월 저온창고 냉방기 과열 등 화재로 소실됐다가 9월에 재 착공됐지만 지금까지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설계비 과다책정 등 부실공사도 도마에 올랐다. 이 유통센터는 천정에는 비가 새고, 사무실과 창고바닥, 벽면 바닥공사는 마무리도 되지 않았다. 또 설계비와 감리비 등은 4,000만원이 작성됐지만 시공내역서 지급액수는 5,000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16일 무안황토고구마사업단 대표로 취임한 김호산(54)씨는“재건축과정에서 유통센터가 300여㎡가 축소되고, 고구마 저장에 꼭 필요한 저온저장고와 내부 큐어링(상처치료기능과 부패방지)설비를 원상 복구하지 않는 등 당초 유통센터 기능을 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유통센터 재건축에 B건설사와‘턴키방식(일괄도급식)’으로 계약하면서 공사비 전액(8억2,500만원)을 준공이전에 지급하고, 사업단 공공기물인 지게차와 컨테이너상자 등 수 억원 상당의 비품도 반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들은 “한때 전국에서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였던 무안고구마가 유통센터 화재와 부실 경영 등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사법기관에서 한 점 의혹없이 하루빨리 수사를 마무리해야 오는 7월 수확시기 이전에 준공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무안경찰서 관계자는“일정한 혐의가 드러난 것은 맞아 조사를 계속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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