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신재영/임민환 기자
신재영(27·넥센)은 올 시즌 넥센이 발견한 가장 큰 보물이다. 2009년 이후 맥이 끊겼던 토종 투수의 선발 10승에 대한 기대감도 신재영이 키우고 있다.
넥센은 지난해까지 에이스 역할을 한 밴헤켄(세이부)이 이적하고, 올해 선발 전환을 준비하던 조상우가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되면서 안 그래도 헐겁던 선발 마운드가 더 휑해졌다. 하지만 혜성처럼 등장한 신재영은 올 시즌 7경기에 나와 5승2패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하며 팀 내 1위이자 다승 공동 3위에 올라있다. 국내 투수로만 놓고 보면 윤성환(삼성)과 김광현(SK) 함께 공동 1위다. 내로라하는 국내 정상급 선발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팀의 마운드를 지탱하는 중이다.
위기도 있었다. 신재영은 개막 후 4연승을 질주하며 선전했지만 이후 2연패에 빠지면서 주춤했다. 신재영은 "계속 잘 하다가 2패를 하니 주변에서도 '이제 끝났다'고 하는 이야기가 들려서 예민해 지더라. 이게 안 되나, 저걸 바꿀까 싶어서 많이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지난 5일 삼성전까지 36⅔이닝을 던지면서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을 각각 1개씩만 내줄 만큼 빼어난 제구력과 공격적인 피칭으로 타자를 압도하던 그의 장점을 넥센 코칭 스태프는 믿었다. 신재영은 "삼성전에서 패한 뒤 (염경엽) 감독님께서 '신경쓰지 마라. 좋으니까 하던 대로 해라'라고 하시더라. 코치님들도 '네 할일 다 하고 있으니 편하게 하라'고 말씀을 해주시면서 마음이 좀 놓였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지난 11일 롯데전에서 5이닝을 무사사구 2실점으로 막고 시즌 5승째를 챙겼다.
2012년 프로에 입단했지만 올 시즌 전까지 1군 무대 경험이 없던 신재영의 올해 목표는 '개막전 엔트리 진입'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목표 대로 1군 엔트리에 들어 개막을 맞은 그는 올해 목표를 6~7승으로 높여 잡았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맹활약을 이어가며 일찌감치 5승을 올리자 이번에는 목표를 10승으로 바꿨다. 신재영은 "내가 10승을 해야 팀에도 더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며 든든한 모습을 보였다.
약한 마운드에 대한 고민이 해마다 되풀이 되고 있는 넥센에게 토종 선발 10승은 특별한 의미다. 넥센 토종 투수의 선발 10승은 2009년 이현승(두산)이 마지막 기록이다. 지난해 한현희가 11승을 챙겼지만 그 중 구원승이 2번이었다. 2014년에는 문성현이 9승을 기록했지만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해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지 못했다. 선발이 일찍 무너져 필승조를 더 빨리 투입해 버티는 경기를 해야 했던 넥센에게는 두 자릿수 승리를 올려줄 만큼 든든한 '버팀목'이 절실했다. 신재영이 넥센의 오래된 소원을 풀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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