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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타점에 쐐기포, 강정호 컵스 악연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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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타점에 쐐기포, 강정호 컵스 악연 날렸다

입력
2016.05.1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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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피츠버그)가 16일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전에서 9회에 솔로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시카고=AP연합뉴스
강정호(피츠버그)가 16일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전에서 9회에 솔로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시카고=AP연합뉴스

피츠버그 강정호(29)가 메이저리그에서 ‘빠른 공 킬러’의 위력을 떨치고 있다.

강정호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원정 경기에 6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결승 2루타와 시즌 4호 쐐기포 등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을 올렸다. 팀의 타점을 모두 책임진 강정호의 활약에 피츠버그는 2-1로 이겼다. 강정호는 시즌 타율을 2할9푼2리로 끌어 올렸고, 안타 7개 중 6개를 장타(2루타 2개, 홈런 4개)로 연결하는 힘을 뽐냈다.

직구에 강한 강정호는 어김없이 빠른 공에 반응했다. 이날 2회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존 레스터의 시속 148㎞ 바깥쪽 직구에 허를 찔려 루킹 삼진을 당한 강정호는 5회 두 번째 타석에서 같은 속도의 공을 제대로 받아 쳤다. 그러나 날카로운 타구는 상대 유격수 에디슨 러셀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타이밍을 잡은 7회 2사 2루에서는 달랐다. 이번에도 시속 148㎞ 직구가 날아오자 힘껏 때려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터트렸다. 팽팽한 0-0의 행진을 깨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고, 6회까지 노히트 피칭을 하다 7회 1사 후 스탈링 마르테에게 첫 안타를 내줬던 레스터는 강정호의 적시타로 마운드에서 내려가야 했다.

강정호의 불붙은 방망이에 ‘파이어볼러’도 맥을 못 췄다. 강정호는 1-0으로 앞선 9회 1사 후 상대 마무리 투수 헥터 론돈을 상대했다. 론돈은 빠른 공을 잘 치는 강정호를 의식해 6개 연속 슬라이더를 던졌고, 강정호는 풀카운트까지 끌고 갔다. 그리고 7구째 시속 155㎞ 강속구가 들어오자 강정호는 기다렸다는 듯이 왼 다리를 들어올리는 레그킥을 하면서도 타이밍을 정확히 맞춰 왼쪽 담장을 넘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론돈의 올 시즌 첫 피홈런이다.

한국에서 뛸 때부터 빠른 공을 잘 쳤던 강정호는 빅리그 첫 해였던 2015년에도 강점을 이어갔다. 메이저리그 통계 사이트 브룩스베이스볼에 따르면 강정호는 지난해 홈런 15개 중 8개를 직구에 때려냈다. 직구 타율 역시 3할4푼9리로 빼어났다. 올해에도 무릎 부상을 털고 돌아온 지난 7일 세인트루이스와 복귀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칠 때 직구(투심, 포심)를 공략했다. 또 이날 경기 전까지 높은 직구 타율(0.600)을 기록했다.

이로써 강정호는 컵스에 완벽한 설욕을 했다. 강정호는 지난 시즌 컵스전에서 수비를 하다 상대 1루 주자 크리스 코글란의 거친 슬라이딩에 왼 무릎을 심하게 다쳐 시즌을 접고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컵스와 악연의 시작이었다. 실제 15일 경기에서도 강정호는 상대 에이스 제이크 아리에타가 던진 공에 몸을 맞아 양 팀은 경기 후 고의성 여부를 두고 설전을 벌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강정호는 흔들리지 않고 이날 결승 2루타와 홈런 1개로 화끈한 무력 시위를 했다.

강정호는 경기 후 현지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7회 득점권 찬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실투를 놓치지 않고 쳤다”고 소감을 밝혔다. 9회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6개 연속 슬라이더가 들어와 마지막에 직구를 하나 던질 것이라 예상했다”며 “가운데 실투가 들어왔는데 이를 놓치지 않고 좋은 결과로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박병호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전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클리블랜드 우완 선발 트레버 바우어를 상대로 올 시즌 5번째 2루타를 쳐내고 선취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바우어의 시속 93마일(약 150㎞)짜리 직구를 공략해 3루수 옆 라인 안쪽을 타고 좌익 선상으로 굴러가는 2루타로 연결했다. 3경기 연속 안타를 쳐낸 박병호의 시즌 타율은 2할5푼7리(105타수 27안타)로 올랐다. 미네소타는 클리블랜드를 5-1로 꺾고 8연패 뒤 2연승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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