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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기 돌기 전이라도 운전했다면 음주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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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기 돌기 전이라도 운전했다면 음주운전”

입력
2016.05.1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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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중알코올 농도 상승시점 무관

대법, 무죄 원심 깨고 파기환송

대법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법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음주 후 곧바로 차를 몰아 취기가 돌기 전이라도 음주운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최종 음주시점만을 근거로 혈중알코올 농도가 기준치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 등으로 기소된 나모(53)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유죄취지로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5일 밝혔다.

나씨는 2013년 9월 10일 오후 10시46분쯤 술에 취해 차를 몰다가 갓길에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아 피해 차량에 탑승 중이던 정모씨 등 2명에게 각각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당일 오후 11시21분쯤 측정된 나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0.117%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1, 2심은 사건기록상 나씨의 사고 당일 최종 음주시각이 오후 10시30분쯤이었던 점을 감안해 사고가 발생한 시점에는 나씨의 혈중알코올 농도가 처벌 기준치(0.05%)를 초과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체질이나 술의 종류 등에 따라 개인차기 있기는 하지만 음주 후 30~90분 사이에 혈중알코올 농도가 최고치에 이르렀다가 이후부터 감소하는 일반적 기준을 적용할 때 운전을 제대로 할 수 없을 만큼 취기가 오르기 전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나씨 진술에 의하더라도 나씨는 오후 9시쯤 노래연습장에 들어가 회사 동료들과 술을 마셨다”며 “술을 마시기 시작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운전은 1시간46분 뒤에, 음주측정은 2시간21분 뒤에 한 것이라 운전이나 측정 당시 반드시 혈중알코올 농도의 상승기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씨는 운전면허를 취득한 지 25년 이상 지난 숙련된 운전자로 보인다”며 “운전을 시작하자마자 주차된 피해차량을 충격했는데 상당히 술에 취한 상태에 있지 않았다면 발생하기 어려운 사고”라고 덧붙였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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