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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동성애 코드 거부감 없이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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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동성애 코드 거부감 없이 연기”

입력
2016.05.1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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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열린 영화 ‘아가씨’의 제작발표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배우 김민희. 이정현 인턴기자
지난 2일 열린 영화 ‘아가씨’의 제작발표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배우 김민희. 이정현 인턴기자

배우 김민희(35)의 파격적인 동성애 연기가 칸을 놀라게 했다. 처음 찾은 칸영화제에서 세계 영화인들의 눈길을 끌며 화려한 칸 데뷔식을 치렀다.

14일 오전 8시30분(현지시간) 제69회 칸영화제를 통해 세계 첫 공개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 속 김민희는 유난히 돋보였다. 전라로 스크린에 등장했고, 신예 김태리와의 농도 짙은 동성애 장면까지 선보였다.

김민희는 이날 시사회 이후 열린 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동성애 코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 왜 그런지 모르지만 거부감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어릴 때는 (여자)친구들과 더 가깝게 지냈고, 베드신도 여배우랑 한다는 게 더 편안하고 위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1930년대를 배경 삼은 ‘아가씨’는 일본인 귀족 아가씨 히데코(김민희)를 중심으로 그녀의 막대한 재산을 노리고 결혼하려는 백작(하정우), 백작과 계략을 짜고 하녀로 들어간 소녀 숙희(김태리) 등이 서로 속고 속이는 관계를 담고 있다. 백작의 의도와 달리 히데코와 숙희는 서로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며 깊은 관계로 발전한 뒤 영화는 미궁으로 빠져든다.

14일 오전 8시 30분(현지시간)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영화 ‘아가씨’의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김민희는 파격적인 동성애 연기를 선보였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14일 오전 8시 30분(현지시간)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영화 ‘아가씨’의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김민희는 파격적인 동성애 연기를 선보였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민희는 “주인공이 어리석은 생각과 행동으로 혼란을 겪으면서도 사랑의 감정을 만나면서 행복한 목표에 도달하는 모습을 그린 영화”라며 “그런 과정이 내게 흥미로웠고 그렇게 변화하는 감정들을 더 잘 표현하고 (관객에게)공감시킬 수 있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함께 모습을 참석한 김태리도 김민희와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김민희 선배가 의지가 돼 동성애 코드 등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태리는 ‘아가씨’로 영화 데뷔식을 치른 신예임에도 파격적이고 당찬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우리 영화는 동성애 코드가 필요했다. 없으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스스로도 생각했다”고도 했다.

이날 열린 시사회를 보기 위해 몰린 사람들로 2,000석 규모의 뤼미에르 극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극장에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은 “영화 ‘아가씨’ 표 구해요” 등의 글이 적힌 종이를 들고 극장 주변을 배회하기도 했다. ‘아가씨’는 내달 1일 개봉한다.

칸=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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