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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 정당성 흔들라" 입다문 중국 공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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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 정당성 흔들라" 입다문 중국 공산당

입력
2016.05.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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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혁명 10년에 대한 중국의 공식 평가는 1981년 이후 전무하다. 게다가 당시의 평가는 마오쩌둥(毛澤東)의 ‘개인적’ 오류에 무게를 둔 불완전하고 정치적인 평가였다. 하지만 중국 지도부는 여전히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자칫 체제의 정당성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문혁은 76년 9월 마오쩌둥 사망 후 장칭(江靑) 등 ‘문혁 4인방’이 축출되면서 종결됐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5년이 지나서야 이뤄졌다. 문혁에 대한 평가를 두고 중국 공산당 내부가 그만큼 고심했다는 방증이다. ‘건국 이래 당의 일부 역사문제에 관한 결의’라는 실제 평가 내용도 “반혁명집단에 이용당해 당과 국가, 인민에게 심각한 좌절과 손실을 안겨준 마오쩌둥의 극좌적 오류”였다. 혁명 영웅으로서의 마오쩌둥을 부정한 것이 결코 아니었고, 4인방 등의 책임이 더 크다는 의도가 다분했다.

중국 당국이 문혁 발발 반세기를 맞이한 지금까지도 논의 자체를 회피하는 것은 마오쩌둥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결국 공산당 지배체제에 대한 부정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권력층은 마오쩌둥의 공산혁명 과정을 신(新)중국 건설로 포장하면서 국가 전체에 대한 공산당의 영도력을 강제하고 있다. 마오쩌둥을 신중국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하면서 마오이즘을 국가의 지도이념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문혁에 대해 적극적ㆍ전면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능동적으로 극복해간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문혁 피해자들에 대한 재평가 과정에서 문혁의 총책임자인 마오쩌둥의 과오가 공식 거론되거나 10년간 모든 학교가 문을 닫고 공장이 멈추면서 사회가 극도로 혼란했고 경제가 파탄났던 사실을 공식 인정하는 것 등은 중국 공산당이 극심한 자기모순에 빠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문혁의 과오를 들춰내는 건 사실 일반 국민들에게도 상당한 부담이다. 자식이 부모를 고발하고 제자가 스승을 단죄하고 순식간에 동료와 이웃의 목숨을 앗아갔던 광기의 시대를 떠올리고 싶지 않은 것이다. 피해자들은 물론 홍위병으로 참여했던 가해자들도 사실상 또 다른 희생자였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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