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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ㆍ18 해외에 알린 재독동포, 입국거부 뒤 추방

입력
2016.05.1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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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한민족유럽연대 상임고문

인천공항서 하루 억류 뒤 출국 조치

5월 단체들 “정부가 기념식 방해”

이종현 한민족유럽연대 상임고문/이은희 재독한인월간신문 ‘풍경’ 발행인 제공
이종현 한민족유럽연대 상임고문/이은희 재독한인월간신문 ‘풍경’ 발행인 제공

5ㆍ18민주화운동을 해외에 알린 재독동포가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돼 하룻동안 억류됐다가 강제 출국조치를 당했다. 5ㆍ18관련 단체들은 “정부 당국이 5ㆍ18 36주년 행사에 참석차 방한한 해외사회활동가를 추방한 것은 5ㆍ18 행사를 방해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5ㆍ18기념재단은 “독일 교민 이종현(80) 한민족유럽연대 상임고문이 지난 12일 오전 항공편을 이용해 인천공항에 도착했지만, 석연찮은 이유로 인천공항출입국관리소에 억류됐다가 이튿날 낮 12시 30분 항공편으로 강제 출국됐다”고 13일 밝혔다.

김양래 5ㆍ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인천공항출입국관리소 직원한테서 이 상임고문이 입국금지자로 분류돼 관계기관과 협의해 출국 조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관계기관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이 직원은 ‘말할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인천공항출입국관리소는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규정한 출입국관리법 11조에 근거, 이 상임고문의 입국을 불허했다.

독일 국적의 이 상임고문은 1965년 파독 광부로 독일에서 생활하다 대학까지 졸업한 뒤 현지 여성과 결혼했으며 1980년 5ㆍ18 소식을 듣고 참상을 알리기 위한 해외 연대 활동과 통일운동 등을 활발하게 펼쳤다. 이 상임고문은 5ㆍ18 36주년을 맞아 광주에서 열리는 2016 광주 아시아포럼과 5ㆍ18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5ㆍ18기념재단의 초청을 받아 재유럽오월민중제 대표 자격으로 한국을 찾았다. 기념재단 측은 “국가정보원에 이 상임고문의 초청 목적이 분명하고 그의 신분 및 국내 활동을 재단이 책임지겠다고 수 차례 약속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 상임고문은 10여년 전에도 자유롭게 독일과 한국을 오갔기 때문에 정부의 이번 조치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유럽오월민중제 36주년 준비위원들도 이날 성명을 내고 “1997년 이후 5ㆍ18 민주화운동은 국가기념일로 지정되고 정부가 주관하는 기념식에 공식으로 초청받은 인사가 공항에서 입국이 거절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내외 양심인들과 연대하고 세계여론에 호소하면서, 이런 부끄러운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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