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왼손 에이스 김광현(28ㆍSK)이 ‘완전체 투수’로 거듭났다.
그 동안 직구와 슬라이더 두 가지 구종을 던지는 전형적인 투 피치 투수라는 한계에 부딪혔지만 남몰래 갈고 닦은 노력으로 확실한 네 번째 무기까지 장착했다. 지난 시즌부터 커브 구사 비율을 높이더니 올해에는 체인지업도 곧잘 던진다. 포 피치 투수로의 성공적인 진화다.
김광현은 지난 12일 인천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실점 호투로 시즌 5승째를 수확했다. 총 투구 수 112개 가운데 직구(44개)와 슬라이더(36개) 비중이 높기는 했지만 체인지업(20개), 커브(12개)도 적지 않은 비율로 던졌다.
고무적인 것은 체인지업에 상대 타자들이 반응을 했다는 점이다. 김광현은 이날 전까지 “체인지업을 던져도 타자들이 스트라이크가 아니라 어차피 볼일 것이라는 생각에 방망이가 나오지 않는다”고 아쉬워했지만 마침내 노력의 결실을 봤다.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 장착에 공을 들였던 그는 지난해까지 스플리터를 던졌으나 이 구종은 팔에 많은 무리가 간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스플리터보다 무리가 덜 가는 체인지업이 낫다”고 말한다.
이로써 김광현은 더 이상 힘으로만 타자와 싸우지 않는 다는 것을 증명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구종을 추가해 타자와 타이밍 싸움이 되는 투수가 되면 기본 10승 이상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김광현의 구종별 평균 시속은 직구 145.2㎞, 슬라이더 131.3㎞, 체인지업 125.2㎞, 커브 115.1㎞다. 구종마다 속도와 변화가 다른 각각의 무기를 갖춘 셈이다.
올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김광현은 한층 더 발전된 모습으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의 선발 등판 경기마다 평균 5~7개 팀의 스카우트들이 현장에서 지켜본다. 김광현은 향후 거취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평소 “메이저리그는 어렸을 때부터 품어온 꿈”이라고 밝혔다.
그는 2014년 말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린 적이 있다. 그러나 최고 응찰액은 샌디에이고가 적어낸 200만달러(23억3,600만원). 2012년 11월 류현진 영입을 위해 LA 다저스가 적어낸 포스팅 금액(2,573만7,737달러)에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김광현은 적은 금액에도 꿈을 위해 샌디에이고와 협상 테이블에 나섰지만 이견 차가 큰 탓에 국내 잔류를 택한 아픔이 있다.
김지섭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