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탄핵 의견서가 12일(현지시간) 브라질 상원에서 채택됐다. 이로써 호세프 대통령은 이날부터 직무가 정지됐으며 연정 파트너였던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의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권한대행을 맡는다. 브라질 상원은 향후 최장 180일 동안 탄핵안을 심리할 예정이어서 약 3개월 뒤 열리는 리우올림픽 대회가 차질을 빚게 되는 등 극도의 혼란이 예상된다.
브라질 상원은 11일부터 이날 새벽까지 22시간에 걸쳐 상원 특별위원회가 제출한 탄핵심판 절차 개시 촉구 의견서를 놓고 마라톤 회의를 벌인 끝에 전체 상원의원 81명의 과반인 55명이 찬성해 채택했다. 반대는 22명에 불과했다. 상원은 특위를 다시 가동해 180일 동안 탄핵 사유에 대한 심의와 토론을 벌인 뒤 전체회의에서 3분의2가 찬성하면 탄핵안을 최종 확정한다.
하지만 호세프 대통령은 탄핵심판 표결 결과가 나온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탄핵심판 개시를 쿠데타에 비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범죄가 입증되지도 않았는데 상원이 탄핵심판 개시를 결정하고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했다”라며 “이는 역사적인 과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연방회계법원으로부터 재정법 위반 판결을 받은 후 야권의 탄핵 공세에 시달려왔다. 경기침체로 지지율이 급락하고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의 비리 스캔들에 집권당 정치인들이 대거 연루되면서 야권의 공세가 탄력을 받자 올해 3월 집권 연정의 최대 파트너였던 PMDB마저 연정에서 이탈해 탄핵 찬성으로 돌아섰다.
호세프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노동자당(PT)은 테메르 부통령의 권한대행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PT소속 의원들은 “테메르는 대통령이 아니라 쿠데타 주역”이라면서 “테메르가 이끄는 정부에서 철저하게 야당으로 활동하면서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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