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들/사진=KOVO
처음 실시된 프로배구 남자부 트라이아웃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고 선수들은 실전을 치르듯 최선을 다해 뛰었다.
한국프로배구연맹이 마련한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트라이아웃 이틀째 일정이 12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진행됐다. 이날은 오전과 오후 연습경기 사이에 1시간 30분 동안 7개 구단 감독과 참가 선수 24명이 3개 조로 나뉘어 궁금한 것을 주고받는 선수 간담회가 열렸다.
선택 받기 위한 자들의 실전을 방불케 하는 플레이가 전개된 연습경기는 물론 간담회 자리에서도 외국인 선수들의 V리그 취업(?) 열망은 크게 느껴졌다. 일부 수줍어하는 선수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한국 무대에서 뛰고 싶은 바람을 적극적으로 나타냈다. 선수들 전원이 준비가 잘 된 상태이며 컨디션도 좋다는 걸 어필하는 데 힘썼다.
임도헌(44) 삼성화재 감독이 "한국에서 선수 생활하는 데 있어 제일 중요한 게 무엇이냐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선수들이 "팀 워크"라고 입을 모으자 다니옐 갈릭(29ㆍ크로아티아)은 "팀 워크도 중요하지만 리더가 돼서 팀을 잘 이끌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발 더 나아갔다. 그러자 아키스 아스피오티스(25ㆍ그리스)는 "외국인 선수가 리더가 되는 것도 맞지만 그런 것들이 잘못하면 팀을 망칠 수도 있다"고 맞받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7개 구단 감독이 이구동성으로 묻는 질문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생활의 안정으로 즉 결혼을 했느냐와 아이가 있느냐 여부를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이에 대해 현장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가족이 있고 아이가 있는 선수가 책임감이 더 강하다"며 "가족이 한국에 함께 들어와 생활할 수 있는지 그런 걸 중요하게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전반적인 기량에 대해서는 7개 감독 모두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데 동의했다. 에이전트를 통해 보내온 경기 영상을 면밀히 분석한 뒤 맞은 이틀째 연습경기에서도 원하는 만큼은 아닌 듯 최태웅(40) 현대캐피탈 감독은 "작년보다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고 강성형(46) KB손해보험 감독은 "욕심이겠지만 더 나은 선수들이 왔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어차피 그 안에서 옥석을 골라야 할 입장이기는 마찬가지다. V리그 유경험자인 미챠 가스파리니(32ㆍ2012∼2013 현대캐피탈)와 아르파드 바로티(25ㆍ2013∼2014 OK저축은행)가 일단 관심을 모은 가운데 이날 연습경기에서는 210cm의 큰 키로 주목을 받은 아르투르 우드리스(26ㆍ벨라루스)가 두각을 나타냈다. 레프트와 라이트를 오간 그는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 스파이크도 곁들였다. 한 관계자는 "3~4개 구단이 눈여겨보는 선수"라고 귀띔했다. 우드리스의 경우 선수 간담회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잠시 쉬는 시간 동안에는 동료들과 대화를 주도하는 등 활발한 성격이 점수를 받았다.
개인 사정으로 이튿날 뒤늦게 합류한 툰 반 랑케펠트(32ㆍ캐나다)는 트라이아웃의 또 다른 복병으로 떠올랐다. 한 구단 관계자는 "그를 본 감독들이 전반적으로 괜찮다는 평가였다"며 "기본기가 잘 갖춰져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프로배구연맹은 지난해까지 이어오던 자유계약 방식의 외국인 선수 선발 제도를 올해부터 공개 테스트 방식으로 전환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외국인 선수 몸값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이번에 뽑히는 7명(각 구단 1명)의 연봉은 30만 달러(약 3억7,000만원ㆍ부가가치세 미포함)로 통일된다. 트라이아웃은 13일 오후 드래프트와 계약 체결로 마무리된다. 뽑힌 선수들은 8월 1일 이후 팀 합류가 가능하고 계약을 어길 시 연봉의 100%를 위약금으로 부과해 선수 구속력 및 책임감을 부여하겠다는 게 연맹 측의 방침이다.
인천=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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