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욱(50)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경기 분당을)의 첫 정치 화두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다. 그는 20대 국회가 열리면 현 국회의원 세비의 절반을 기부할 계획이다. 좀처럼 바뀌지 않는 기성 정치 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자신이 변화의 아이콘이 되겠다는 뜻이다.
김 당선자는 11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4ㆍ13 총선에서 유권자들에게 제시한 공약을 지킨다는 명분을 가지고 국회의원으로 받는 첫 월급의 절반을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대 국회에서 함께 일할 보좌진과 함께 5개 항목으로 복잡하게 구성된 국회의원 세비를 어떤 방식으로 줄일지 연구하고 있다. 그는 “정치 선배들도 ‘너 초선 때부터 튀다가 왕따 당한다’고 걱정하지만 다른 의원들도 국회의원 특권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 만큼 굴하지 않고 추진해보려 한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이와 관련, 같은 당 김영춘 당선자과 박주선 국민의당 의원이 각각 세비 30%, 25% 반납을 공약으로 내놓은 상황이다. 여기에 정의당도 공약으로 국회의원 세비 최저임금 연동제를 내걸었으며, 국민의당은 비리 등을 저지른 국회의원을 유권자가 파면(소환)할 수 있는 ‘국민파면제’ 도입까지 약속했다. 김 당선자는 “나부터 움직여 자연스럽게 여론이 형성된다면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가 20대 국회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김 당선자는 2011년 같은 지역구 보궐선거에서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에게 민주당 후보 자리를 양보한 이후 현재까지 손 전 고문의 최측근으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손 전 고문은 이번 선거운동 기간 김 당선자 캠프를 찾아 지원 유세를 했으며, 김 당선자도 당선 직후 전남 강진에 머물고 있는 손 전 고문을 찾아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누구보다 손 전 고문의 의중을 잘 아는 김 당선자는 최근 새누리당의 ‘손학규 영입설’과 야권 내부의 ‘정계복귀 임박설’에 대해 “손 전 고문이 정치가 좀 더 바뀌었으면 하는 생각을 총선 전후에 더 하시는 것 같았지만 당장 움직일 뜻은 없어 보였다”고 전했다.
상황을 관망 중인 손 전 고문의 동선과 달리 더민주는 김 당선자의 향후 역할과 지역 안배 등을 감안해 지난 8일 그를 원내부대표 자리에 앉혔다. 김 당선자는 “당내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당의 의지의 표현 아니겠느냐”며 “(손 전 고문 몫이라는) 판단과 별개로 당내 화합을 위해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손 전 고문 역시 인선 당일 김 당선자와 통화에서 “(계파와 상관없이) 일을 잘 해서 당에 꼭 필요한 인물이 되라”고 덕담만 건넸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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