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외교 성과 확산 토론회서
모두발언 뒤 7분간 즉석 발언
재계의 규제 개혁 건의에
“혁명하는 마음으로 풀어야”화답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경제 5단체 초청 경제외교 성과 확산을 위한 토론회’에서 준비한 모두발언을 마친 뒤 “한 마디 더 말씀 드리고 끝내겠다”며 원고에 없는 발언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내수 침체와 수출 부진의 출구로 새로운 해외 시장을 열기 위한 기업들의 도전 정신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박 대통령은 “대나무를 그리려 하면 마음 속에 이미 대나무가 그려져 있어야 하듯, 어떤 시각과 개념을 갖고 있느냐는 일 추진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교회를 짓는 벽돌공이 벽돌 하나하나 쌓기를 지루한 일로만 생각하면 발전이 없지만, 거대한 교회를 짓는 것에 기여한다는 마음으로 하면 일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진다” 등의 비유를 들어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내수용이냐 수출용이냐 구별하지 말고, 기가 막힌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면 시장이 열린다는 마인드로 도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의 즉석 발언은 7분 간 계속됐다.
박 대통령은 또 장자의 ‘도행지이성(道行之而成·길은 원래 존재하는 게 아니라 걸어 다니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을 인용해 “급변하는 무역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시장 개척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울 대한상공회의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는 박 대통령이 올 들어 멕시코와 이란에서 거둔 세일즈 외교 성과를 다시 한 번 홍보하고, 양해각서(MOU) 체결 성과 과대포장 논란 등을 불식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 대통령은 “발표한 성과에 대한 후속 조치가 중요하다”며 “MOU와 프로젝트 등이 실제 수출로 이어지도록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이란과 맺은 MOU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해 달라는 재계의 건의에 “지금 250억달러를 준비하고 있는데, 필요하면 최대한 확대하겠다”며 “정책금융 지원과 리스크 관리 등 정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하겠다”고 답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란 등 신시장의 무역관 인력 확충과 규제 개혁 등 건의에도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특히 “정부가 규제를 혁명하는 마음으로 풀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의,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단체들은 “정부가 미개척 시장에 대한 정상 외교와 경제사절단 파견을 확대해 성과를 더욱 끌어 올려 달라”고 건의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계약서는 물론이고 MOU 한 장도 쓰기 어려운 곳, 총성 없는 전투가 벌어지는 곳이 바로 국제 시장”이라며 “국가가 나서서 상대국 정상과 경제협력 물꼬를 틔우는 것은 기업에 커다란 의미인 만큼, 정부가 활발한 경제외교를 펼치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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