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알파고
흑 이세돌
<장면 5> 알파고가 우하귀에서 △로 젖힌 건 <참고1도>를 기대한 것이다. 흑이 1, 3으로 응수하면 백이 4, 6을 선수로 둘 수 있다. 흑집이 상당히 줄어들었고, 언제든지 A가 절대선수이므로 이 정도면 백이 사석을 충분히 활용한 셈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는 실수였다. 이세돌이 1로 차단한 게 강력했다. 2로 단수 쳐도 3으로 늘어서 그만이다. 이후 4에는 5, 6에는 7이 좋은 응수여서 이 수상전은 계속 흑이 한 수 빠르다. 백이 좀 더 버텨 보려면 <참고2도> 1로 이어야 하는데 2부터 6까지 흑이 안에서 살아버리면 그만이다. 결국 실전에서는 8, 9로 우하귀 접전이 일단락됐다. 알파고가 섣불리 수를 내려 했다가 오히려 손해를 본 셈이다. 이렇게 돼서는 확실히 흑이 유리한 형세다.
이즈음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하사비스도 자신의 트위터에 “알파고가 초반에 큰 실수를 했다. 이를 만회하려고 노력 중이다. 나는 손톱을 물어뜯고 있다.”라는 글을 남겼다. 어쩌면 당시 알파고의 승리 확률이 50% 이하로 떨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알파고의 반격이 시작됐다. 상변에서 10으로 붙인 다음 11 때 12로 맞끊어서 18까지 진작부터 예상됐던 진행이다. 우하 방면에서 실리 손해를 많이 본 알파고로서는 상변 일대를 크게 키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흑이 당연히 상변 삭감을 서둘러야 하는데 과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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