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고사 출석률 높은 학생에 혜택 더 주자
개인적 사정으로 불참한 학생들 반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정규 수업과정이 아닌 변호사시험 모의고사 응시율에 따라 장학금 혜택에 차별을 두어 논란이 되고 있다. 모의고사를 꼬박꼬박 친 학생들에게 더 많은 장학금 혜택을 준 결과 개인사정으로 응시하지 못한 학생들이 피해를 입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10일 한양대 로스쿨 관계자와 재학생 등에 따르면 이 학교는 지난해 2학기부터 주 2회씩 자체적으로 진도에 따른 모의고사를 시행하고 출석률이 높은 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 혜택 단계를 높여주고 있다. 이 학교는 학생의 소득, 성적 등을 감안해 전체 등록금(학기당 약 1,000만원)의 30%, 50%, 70%, 100%로 장학금을 차등 지급하고 있는데, 모의고사 참석률이 높으면 원래 받도록 돼 있는 장학금보다 한 단계 높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30회 가량 진행된 모의고사에 모두 응시한 2학년 학생 중 6,7명이 올해 1학기에 한 단계 높은 장학금을 받게 됐다.
그러나 학교 측이 지급하는 장학금 총 재원은 그대로라 장학금을 더 받는 학생만큼 피해를 본 학생들이 나왔다. 한 재학생은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학생들은 모의고사에 매번 참석하기 쉽지 않은데, 오히려 금전적ㆍ시간적 여유가 많은 학생들이 추가혜택을 받게 된 것”이라며 반발했다.
학교 측은 “변호사시험을 준비 중인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모의고사 참석률을 높이려 한 것”이라며 학교를 그만두거나 장학금 신청을 하지 않은 학생 등 변수가 많아 장학금 등급이 오른 학생 수만큼 다른 학생들의 등급이 떨어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또 등록금이 줄어든 학생들의 숫자는 “내규라 공개할 수 없다”면서 “총액이 제한돼 있어 불가피하게 한두 명 정도는 장학금 등급이 내려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학교 측이 자체적으로 변호사시험 대비를 하도록 하지 않고 외부 사설학원에서 모의고사 문제지를 사온 점도 문제 삼고 있다. 학교는 지난해 2학년 대상 모의고사 문제지를 사설학원으로부터 약 1,000만원에 사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재학생은 “‘사법시험제도는 신림동 학원에 거액을 쏟아 붓고 살아가는 고시낭인을 양산한다’고 비판하던 로스쿨이 사설학원의 시험지를 사온 것부터가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학교는 “모의고사 도입이 급하게 정해지면서 준비시간이 부족해 부득이하게 사설학원의 문제지를 사왔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의고사 도입에 대한 수요조사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며 “지난해 1학년 학생들은 의견수렴 과정에서 반대표가 많이 나와 모의고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다만 올해 1학기부터 모의고사 응시율에 따라 장학금 지급단계를 조정하는 대신 100만원 안팎의 장학금 액수를 조정하기로 했으며, 내부에서 출제한 모의고사 문제지로 시험을 치르고 있다고 밝혔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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