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33)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대국’을 펼친 이후 맥심배에서 통산 다섯 번째 정상에 올랐다.
이세돌은 10일 경기 광주 곤지암리조트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17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원성진(31) 9단을 상대로 20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1국에서도 원성진을 208수 만에 백 불계로 이긴 이세돌은 종합전적 2승 무패로 대회 우승을 확정했다. 이세돌은 지난 3월9~15일 알파고와 5번기를 벌인 이후 이날까지 7전 7승 무패 행진을 달리며 ‘인간계’에서는 최강임을 재확인하고 있다. 경기 후 이세돌은 “원성진 9단은 굉장히 어렵고 까다롭게 여기는 상대였는데, 운이 많이 따랐다. 알파고 이후 기세가 좋은 영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대국 내용에 대해서는 “초반에 강하게 나갔으면 좋았을 텐데 내가 느슨하게 둬서 기분 나쁘게 출발했다. 초 읽기에서 형세 판단이 완벽하지 않았다. 복기를 더 해봐야 알겠다”고 아쉬운 대목도 되짚었다.
이세돌과 원성진은 초반 팽팽하게 맞서다 원성진이 먼저 이세돌의 실수를 틈타 유리한 흐름이 만들었다. 그러나 이세돌은 중반에 나온 부분 접전에서 조금씩 만회했고, 후반 뒷심을 보이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세돌은 알파고 대국 경험 이후 무패 행진을 달리는 데 대해 “크게 달라진 것은 없고 감각에 의존하지 않고 수 읽기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도 “아직은 뭐라 말하기 이르다”고 밝혔다. 이세돌은 원성진과의 상대 전적에서 15승11패로 더욱 앞서나가게 됐다. 맥심커피배에서만 5번째 우승으로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이다.
동서식품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한 이 대회의 총 규모는 1억8,000만원, 우승상금은 5,000만원이다. 시상식은 오는 20일 오전 11시30분 서울 플라자호텔 4층 메이플홀에서 열린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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