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 부처가 어느 날 제자들을 영산에 불러 모았다. 대중 앞에 선 석가가 말없이 연꽃 한 송이를 꺼내 들자 모두 의아해하는데 의미를 깨달은 제자 가섭존자만이 이를 보고 빙그레 웃었다. 불가의 대표적 화두 중 하나인 염화미소(拈華微笑)의 유래로 이심전심(以心傳心)과 같은 의미로 쓰인다.
가히 연꽃의 계절이다. 문밖을 나서면 산사나 거리에서 쉽게 연꽃을 만난다. 정확히 말하면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내걸린 연꽃 모양의 장식물이다. 제주의 한 사찰에서는 연꽃이 LED로도 피어났지만 실제 진흙에서 꽃을 피우는 화려한 연꽃은 뜨거운 여름날인 7,8월은 되어야 만날 수 있다.
지금 전국의 모든 사찰에서는 14일, 석가탄생 2560년을 앞두고 다양한 연꽃 모양의 연등이 불을 밝히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어둡고 탁한 곳에서 피어나 맑고 향기롭게 세상을 정화하는 연꽃을 생각하며 잠시나마 삶의 위로를 받았으면 한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kingwa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